미군, 중동 거점 축소하고 순환 배치로 전환
핵심 요약
미군이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장기 주둔 체계를 축소하고 순환·분산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고정 기지의 취약성과 미군 사망자가 발생한 공격 피해가 전략 재편의 배경으로 떠올랐다. 걸프국은 이란의 공격 명분이 약해질 가능성과 미국의 안보 지원 축소를 함께 우려하고 있다.

미군이 이란과의 전쟁을 거치며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장기 주둔 체계를 재편하고 있다. 이라크 북부에서는 지난달 말 요격 장비와 물자를 실은 컨테이너가 에르빌 공군기지를 떠났고, 하리르 공군기지 병력도 철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패트리엇 방공체계와 무인기 등은 이미 빠져나갔으며, 발사대는 공개되지 않은 장소로 옮겨졌다.
이라크 주둔 국제연합군의 철수 합의 시한은 오는 9월 30일이지만, 쿠르디스탄 자치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장비 이동이 예정보다 일찍 시작됐다. 현재 움직임이 연합군 철수 절차인지, 이라크 안에서의 재배치인지, 미국 귀환을 위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쿠웨이트에서도 최대 1만3500명이 주둔해온 아리프잔 기지와 알리알살렘 공군기지의 병력 감축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쿠웨이트는 걸프전 이후, 이라크는 이라크전 이후 미군의 장기 주둔 거점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고정 기지가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이번 전쟁에서 드러났다. 이라크에서는 이란의 드론 불발탄을 처리하던 미군 1명이 숨졌고, 쿠웨이트에서는 지난 3월 공습으로 미군 6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알리알살렘 기지 등이 다시 공격받았다. 미군은 일부 전투기를 요르단과 이스라엘로 옮기며 대규모 상시 주둔 대신 순환·분산 배치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걸프 지역에서는 미군 철수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란의 공격으로 이라크 쿠르디스탄에서 최소 32명이 숨지고 약 150명이 다쳤으며, 쿠웨이트의 담수화 시설과 발전소도 피해를 봤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 수출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미군 기지가 사라지면 공격 명분이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반면 미국의 국방 지원 축소와 현지의 안보 부담 증가도 우려된다. 쿠웨이트는 파키스탄과 포괄적 국방 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등 안보 협력국 다변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