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로화 활용 엔화 개입, ECB 협의 배제 논란
핵심 요약
미국이 유로화를 매도해 엔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일본과 공동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ECB는 거래 종료 뒤에야 통보받아 사전 조율이 없었던 개입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엔화는 달러당 164엔 선에서 157엔으로 반등한 뒤 158엔으로 다시 하락했다.
미국이 일본과 약 30년 만에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달러 대신 유로화를 매도해 엔화를 사들인 사실이 확인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31일 거래가 모두 끝난 뒤에야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튿날인 이달 1일 이 문제를 논의했다.
사전 조율 없이 유로화가 개입 수단으로 사용되자 ECB 내부에서는 서방 통화 당국 사이의 오랜 관례가 훼손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미국 재무부는 연방준비제도를 통해 유로화를 매각했다. ECB 고위 관계자 일부는 이번 조치가 전례를 찾기 어려운 방식이며, 금융 안정을 위해 이어온 미국과 유럽의 협력 관계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재무부는 외환안정기금(ESF)의 자산 배분을 해외 당국과 협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무부와 연준이 시장 유동성과 자산 가치 등을 평가해 준비자산 구성을 결정하며, 지난주에도 권한에 따라 ESF 자산을 재분배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는 국제 파트너들과 진행한 비공개 협의의 기밀을 지킨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달러를 직접 팔지 않은 배경에는 시장이 이를 트럼프 행정부의 강달러 정책 변화로 받아들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에 오른 상황에서 일본이 엔화 방어 재원을 마련하려 미국 국채를 대량 매각할 수 있다는 점도 미국의 부담이었다. 달러당 164엔 선까지 하락했던 엔화 가치는 공동 개입 후 157엔으로 올랐지만, 이후 158엔으로 다시 밀리며 반등 폭은 제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