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엔화 방어, 국채시장 불안 차단 포석
핵심 요약
미국이 28년 만에 엔화 매수와 달러 매도를 통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 원·달러 환율은 1429.5원으로 출발했으며 실수요 달러 매수가 1420원대 하단을 받치고 있다. 엔화 방어는 일본의 미국 국채 매각과 미 국채 금리 상승 위험을 낮추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미국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엔화를 사고 달러를 파는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데 이어 3일에도 추가로 움직인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28년 만이다. 엔화 가치를 끌어올려 일본의 미국 국채 매각 가능성과 미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압력을 낮추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6시 전날 종가 1429.8원보다 0.3원 낮은 1429.5원으로 출발했다. 24시간 전의 1435.5원과 비교하면 6.0원 하락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회복됐지만, 수입업체 결제 수요를 비롯한 실수요 달러 매수가 1420원대 하단을 지지해 환율은 1430원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단기간 환율이 크게 내린 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말 수출업체가 내놓은 달러 물량이 대부분 소화된 상황에서 환율까지 낮아지자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 저금리 엔화로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고, 일본이 엔화 방어를 위해 보유 중인 미국 국채 일부를 팔 가능성도 있다. 두 흐름이 겹치면 이미 오름세인 미 국채 수익률에 추가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다.
한국 외환당국도 미국·일본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문지성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지난달 31일 한미일 3국 외환당국이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시장에서 원화와 엔화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엔화 약세가 진정되면 원화 가치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이란 추가 공격 보류와 대화 재개 가능성이 부각된 뒤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3일 뉴욕시장에서 9월물 WTI는 5.11% 내린 배럴당 80.34달러, 런던시장의 10월물 브렌트유는 4.73% 하락한 83.77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약 3주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