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시아 통화 안정 기조, 원화 방어에 힘 싣나
핵심 요약
미국이 엔화 공동 방어에 나선 뒤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엔저 확산과 일본의 미 국채 매도 가능성이 미국의 통화 안정 기조를 강화했다. 한미의 이해는 원화 방어에서 맞지만 미국의 원화시장 직접 개입 가능성은 낮다.
미국이 28년 만에 일본과 엔화 공동 방어에 나선 뒤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까지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4일 안정적인 엔화가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 중요하며, 엔화가 크게 약해지면 다른 통화도 뒤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원화 언급은 한국을 겨냥한 별도 경고보다 엔저의 파급 경로를 설명한 사례에 가깝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4엔에 근접해 198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31일 엔화를 사들이는 공동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엔저가 한국과 중국의 통화 약세로 번지면 아시아 국가들이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약세를 용인할 수 있고, 미국의 관세·제조업 정책 효과도 낮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일본이 엔화 매입용 달러를 마련하려 미 국채를 대량 매도할 가능성도 미국의 부담이다. 국채 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을 피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의 외국·국제통화당국 환매조건부채권 활용과 한도 확대 방안도 거론됐다. 한국과 일본이 약속한 3500억 달러,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역시 달러 수요를 늘릴 수 있지만, 한국은 집행이 본격화하지 않았고 연간 유출 한도도 200억 달러로 정해졌다.
최근 원화 약세에는 한미 금리 차와 거주자의 해외투자,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 수출기업의 해외 달러 보유 등 구조적 수급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한국 정부는 국민연금 외환스와프와 수출기업 환전 유도 등 원화 강세 방향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어 경쟁적 평가절하와도 거리가 있다. 미국도 과도한 절상과 절하에 대응하는 시장 개입을 인정해 원화 방어와 이해가 맞지만, 원화가 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엔화보다 작아 미국의 직접 매입 가능성은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