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전략 재검토에 한반도 전술핵 쟁점 부상
핵심 요약
미국 국방부가 전술핵 역할 확대를 포함한 새 핵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전략이 채택되면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가 한반도 방위 현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재배치 가능성과 함께 군사적 긴장 고조 및 비핵화 원칙 훼손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국방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동맹국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전술핵무기의 역할을 확대하는 새로운 핵전략을 논의하면서 한반도 재배치 문제가 다시 안보 현안으로 떠올랐다. 엘드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전략 초안 작성을 주도하고 있으며, 새 구상이 채택돼 한반도 배치가 검토될 경우 주한미군도 논의 대상에서 배제하기 어렵다.
콜비 차관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미 전략사령부를 방문해 새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략사령부는 전 세계 핵전력 운용과 전략적 억제를 총괄하고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확장억제 능력을 제공한다. 전략이 현실화하면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한반도 방위 태세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둘러싼 안보 구도에도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주한미군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따라 전술핵 약 100기를 모두 철수했다. 전술핵은 적 부대와 기지 등 제한된 군사 표적을 겨냥하며 통상 수십 킬로톤 이하의 위력을 지닌다. 수백 킬로톤에서 메가톤급 폭발력으로 영토와 국가 기반을 광범위하게 파괴하는 전략 핵무기와는 운용 목적과 파괴 범위가 구분된다.
한반도에 배치할 후보로는 미국이 핵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기지에 배치한 B61-12가 거론된다. 이 무기는 폭발력을 0.3·1.5·10·50킬로톤으로 조절할 수 있고, 꼬리 유도장치를 이용하면 30m 이내 정밀도로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B-2 전략폭격기와 F-35, F-15 등에서 투하할 수 있다. 다만 재배치는 군사적 긴장과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높이고 기존 비핵화 정책 및 1991년 선언과 충돌하며, 북한 비핵화를 요구할 명분을 약화할 수 있다는 반론도 크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북러 군사 밀착과 중국의 군사 팽창을 고려할 때 재배치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