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전략, 동맹 방어용 저위력 무기로 무게 이동
핵심 요약
미국 국방부가 동맹국 방어를 위해 단거리 전술핵의 역할을 확대하는 새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자국 내 핵 배치 없이 맞춤형 확장억제 수단을 강화할 여지가 생긴다. 억지력의 신뢰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와 핵전쟁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선다.
미국 국방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잠재적 공격으로부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새 핵무기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도시와 국가 기반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핵무기에 집중해 온 기존 체계에서 벗어나, 군사기지 등 제한된 표적을 겨냥하는 소형 단거리 전술핵무기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새 전략 수립은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주도하고 있다. 검토 대상에는 저위력 단거리 탄두를 포함한 전술핵 전력이 들어간다.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전략폭격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처럼 파괴력이 큰 장거리 수단만 제시할 경우 실제 사용 가능성에 대한 상대국의 의심으로 억지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콜비 차관은 올해 1월 공개된 ‘2026년 미국 국방전략’ 수립에도 깊이 관여한 핵심 정책 입안자다. 그는 도시 전체가 아닌 전장의 제한된 목표물을 공격하는 저위력 핵무기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핵무기를 상징적 억지 수단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군사작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역량으로 만들어 대통령의 대응 폭과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전략이 채택되면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한국과 일본의 안보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에는 전술핵을 한반도에 반입하지 않고도 맞춤형 확장억제 수단이 다양해질 수 있고, 비핵화 3원칙을 유지하는 일본도 자국 내 핵 배치 없이 억지력을 보강할 여지가 생긴다. 반면 핵 사용의 문턱이 낮아져 재래식 충돌이 핵전쟁으로 번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맞선다. 한반도 유사시 사용할 핵 수단을 둘러싼 한미 간 정보 공유와 공동 대비의 중요성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