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 선택지 확대, 한미 억제체계 재편
핵심 요약
미국이 중국·러시아·북한의 전구급 핵위협에 대응할 핵 선택지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한미는 전술핵 재배치보다 핵협의그룹과 재래식·핵 통합의 작전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국 핵우산에 대한 신뢰와 독자 핵무장 찬성 여론이 동시에 높아졌다.
미국이 중국·러시아와의 지역전쟁에 대비해 단거리·저위력 수단을 포함한 전구급 핵 대응 선택지를 확대하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감독하는 구상은 대통령이 제한적 충돌부터 핵위기까지 상황별 대응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존 전략핵 전력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미 전략사령부는 중국·러시아뿐 아니라 북한도 전구급 핵전력을 확대하는 국가로 지목했다.
검토되는 전력은 전술핵과 완전히 같은 개념이 아니다. 저위력 탄두 W76-2는 전략핵잠수함의 트라이던트Ⅱ D5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탑재되며, 핵무장 해상발사순항미사일 SLCM-N은 저위력·비탄도 방식의 선택지로 거론된다. 제한적 핵사용에도 상응하는 대응이 가능하다는 신호로 억지력을 높이려는 구상이지만, 고위력과 저위력 탄두를 구별하기 어려운 상대의 오판과 핵사용 문턱 하락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한반도에서는 미국의 핵 선택지 확대와 한국의 재래식 방어 책임 강화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2026년 미국 국가방위전략은 한국이 북한 억제에서 주된 책임을 맡을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미국의 역할을 중요하지만 더 제한적인 지원으로 규정했다. 한미는 전술핵 재배치보다 핵협의그룹과 재래식·핵 통합을 통해 미국 핵전력과 한국군 재래식 전력을 작전계획·연습·훈련에 연결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6월 11일 제6차 핵협의그룹 회의에서도 핵위기 협의절차와 위험감소 방안 등이 점검됐다.
확장억제를 둘러싼 국내 여론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지난 2월 성인 1000명 조사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공격에 맞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신뢰는 48.9%에서 59.1%로 올랐고, 미국 본토의 위험까지 감수할 것이라는 응답도 41.8%에서 49.5%로 상승했다. 동시에 독자 핵무장 찬성은 76.2%에서 역대 최고인 80%로 높아졌으며 미국 전술핵 재배치 찬성은 60.4%였다. 미국은 동맹에 핵우산의 신뢰를 주고 적국에는 대응 의지를 보여주면서 오판과 통제되지 않는 확전을 막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