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분쟁 대비할 변리사 비밀보호 장치 필요
핵심 요약
한국에서 생성된 특허 자문 기록의 보호 여부가 미국 특허분쟁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디스커버리와 디포지션 과정에서 연구 기록과 출원 전략이 공개될 위험이 있다. 기업의 기술 자산을 지키기 위한 변리사 비밀유지권 정비 필요성이 제기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바이오, 2차전지,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국내 기업들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기술 경쟁을 벌이면서, 한국에서 작성된 특허 자문 기록을 법적으로 보호할 장치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기업이 미국 특허를 확보하는 목적은 등록 자체에 머물지 않는다. 기업가치를 높이고 경쟁사를 상대로 권리를 행사하려면 등록 이후의 분쟁 절차까지 고려한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
미국 법원은 특허 청구항뿐 아니라 출원 과정에서 제출된 설명과 보정 내용, 발명자의 기술적 판단을 함께 살핀다. 디스커버리와 디포지션 절차에서는 상대방이 특허 취득 과정의 자료를 검토해 권리 행사를 제한하거나 특허의 효력을 다툴 단서를 찾는다. 이때 연구소 이메일, 변리사 검토 메모, 명세서 초안, 출원 전략처럼 소송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록 상당수가 한국의 기업 연구소와 변리사 사무실에서 생성된다.
미국에는 대리인과 의뢰인의 의사소통을 보호하는 비밀유지특권이 있지만, 해외에서 작성된 자료의 보호 여부를 판단할 때 해당 국가의 법 제도와 보호 수준도 고려된다. 한국 법에서 변리사와 기업이 주고받은 기술·법률 자문 기록의 비밀 보호가 명확하지 않으면 미국 소송에서도 같은 자료가 보호받지 못할 위험이 생긴다. 이 경우 기업의 핵심 기술 전략과 자문 내용이 경쟁사에 공개돼 기술력과 별개로 분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변리사 비밀유지권은 기업이 핵심 기술과 법률 문제를 안심하고 공유하며 강한 특허 전략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이 특허 출원을 준비하며 기술 내용을 먼저 설명하고 전략을 협의하는 상대가 국내 변리사인 만큼, 그 과정에서 형성된 기록의 보호는 특정 직역의 권한 확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기술 자산과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하려면 국내 법 제도도 국제 특허분쟁의 절차와 위험에 맞춰 정비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