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거난이 만든 ‘친구 공동명의’ 확산
핵심 요약
미국에서 친구와 자금을 합쳐 주택을 공동 구매하는 코바잉이 주거난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워싱턴 D.C.와 뉴욕의 오랜 친구들은 대출·양육·임대사업을 함께 책임지고 있다. 공동 소유에 앞서 지분과 비용 등 모든 조건을 문서로 정하는 법적 준비가 요구된다.
높은 집값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미국에서 오랜 친구끼리 자금을 합쳐 주택을 사는 ‘코바잉’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혼 상대를 기다리는 대신 신뢰를 쌓아 온 친구와 주거비를 나누고, 육아와 생활까지 함께 책임지는 방식이다.
워싱턴 D.C.의 아이샤 라스코와 재스민 멜빈은 15년 넘게 우정을 이어오다 2025년 초 각각 이혼한 뒤 침실 5개와 욕실 4개를 갖춘 주택을 90만5000달러에 샀다. 두 사람은 집값의 15%인 13만3015달러를 계약금으로 냈고, 월 6000달러가 넘는 대출 상환액을 60대40으로 부담한다. 한집에서 자녀 5명을 함께 돌보는 두 사람은 서로를 연애 관계가 아닌 공동 양육자로 규정했다.
뉴욕에서는 당시 28세였던 길버트 냔타키와 콰메 은크루마가 18년간 이어 온 우정을 주택 공동 소유로 확장했다. 두 사람은 2023년 브롱크스의 73만달러짜리 3가구 주택을 매입해 한 가구에 함께 살고, 나머지 두 가구에서 나오는 임대 수익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갚고 있다. 룸메이트와 사업 파트너의 역할을 동시에 나누는 구조다.
주거비 압박은 이런 선택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2025년 9월 조사에서는 최근 5년간 주택 구매를 시도한 미국인의 16%가 마음에 들면서 감당할 수 있는 집을 찾지 못해 계획을 접었다. 포기 비율은 밀레니얼 세대 22%, X세대 17%, Z세대 12%였고, 응답자의 28%는 거주 지역의 집값을 구매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공동 구매가 늘면서 지분과 비용, 관계 변화에 대비한 조건을 사전에 문서화하는 법적 준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