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안보 규제, 로봇·전력장비로 확장
핵심 요약
미국이 외국 생산 첨단 로봇과 전력 인버터를 국가 안보 위험 장비 목록에 포함했다. 기존 승인 제품의 유통은 허용하지만 신규·변경 모델은 FCC 승인을 원칙적으로 받을 수 없다. 통신장비에서 시작된 공급망 안보 규제가 피지컬 AI와 전력 인프라까지 확대됐다.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해외에서 생산된 첨단 로봇과 전력 인버터의 자국 시장 진입을 제한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백악관 주도의 관계부처 협의체가 두 품목을 안보 위협으로 판단하자 국가 안보상 위험 장비를 지정하는 ‘커버드 리스트’에 이를 편입했다. AI와 반도체, 통신을 중심으로 이어진 기술 경쟁이 현실 공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와 전력 인프라로 확대된 것이다.
커버드 리스트에 오른 외국 생산 장비는 신규 FCC 장비 승인을 받을 수 없어 새 로봇과 인버터 모델의 미국 내 수입·판매가 원칙적으로 막힌다. 다만 기존 제품을 즉시 퇴출하는 방식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이전에 승인된 제품은 계속 유통할 수 있지만, 그 이후 신청된 신규 모델이나 변경 모델에는 승인 제한이 적용된다. 규제 대상에는 요건을 충족한 휴머노이드, 사족보행 로봇, 물류용 자율이동로봇(AMR) 등이 포함될 수 있다.
FCC의 규제 범위는 단계적으로 넓어졌다. 2021년에는 특정 기업의 통신장비를 중심으로 목록을 운용했으나 지난해 외국 생산 드론과 핵심 부품을 추가했다. 올해 3월에는 외국 생산 소비자용 라우터를 포함했고, 지난달 첨단 로봇과 전력 인버터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제재 방식도 개별 기업을 지정하는 형태에서 해외 생산 제품군의 신규 진입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다.
로봇이 안보 규제에 포함된 배경에는 외부 침해가 정보 유출에 그치지 않고 기기의 이동이나 작업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한다. 특정 기업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지만 중국이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의 약 85%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미중 기술 경쟁과도 맞물린다. 국가안보 심사를 통과한 제품에는 조건부 승인 가능성이 남아 있다. 기업은 생산지와 부품 공급망을 공개하고 미국 내 생산·조립시설 투자, 고용 및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