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시아 통화 안정 위한 개입 범위 넓힌다
핵심 요약
미국이 엔화 약세의 파급 가능성을 들어 원화와 위안화 안정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추가 공동개입과 FIMA 레포 한도 확대를 포함한 후속 수단도 검토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0원 내린 1424.5원에 마감했다.
미국이 일본과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을 계기로 엔화뿐 아니라 원화와 위안화의 움직임까지 환율 안정의 주요 변수로 다루기 시작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4일 엔화 약세가 원화 하락과 중국의 위안화 절상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아시아 통화 전반의 안정이 미국에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달여 동안 100원 넘게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8.0원 내린 1424.5원에 마감했다.
베선트 장관은 과도하게 약한 엔화를 1997~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하고, 안정적인 엔화 가치가 아시아 전체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일 공동개입에서 달러를 직접 팔지 않고 엔화를 사는 동시에 유로를 매도한 방식은 강달러 정책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미국은 향후 달러 매도를 포함한 추가 수단과 다른 주요 7개국의 참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원화 안정은 미국의 경제적 이해와도 맞물려 있다. 한국은 미국과 경제 협력을 확대하면서 약 3500억달러, 한화 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 달러로 환산한 투자 비용이 늘어 한국 측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국이 엔화 약세의 파급 경로를 설명하면서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직접 거론한 배경에는 이러한 투자 여건도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개입 자금 마련을 돕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의 해외 중앙은행 대상 달러 공급 장치인 ‘FIMA 레포’ 한도를 현행 거래 상대방당 600억달러보다 높이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한도가 확대되면 일본은 보유한 약 1조1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시장에 대량 매각하지 않고 달러를 빌려 엔화를 방어할 수 있다. 이는 엔화 안정과 함께 장기금리 급등으로 불안해진 미국 국채시장에 매물이 집중되는 상황을 막는 효과도 겨냥한다. 베선트 장관은 15년간의 경기부양이 역할을 마쳤다며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과 재정 건전성 확보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