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시아 동맹에 군사력 확대·안보 통합 촉구
핵심 요약
미국이 자국을 배제한 중견국 안보 연대에 반대하며 동맹 체계의 통합을 요구했다. 아시아 동맹에는 함정·탄약·상호 운용성 등 실질적인 군사력 확대를 주문했다. 제1도련선 전략 강화로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 역할과 한국의 핵전략 참여 문제가 부상했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전쟁부 정책차관이 미국을 배제한 중견국 중심의 안보 연대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동맹국의 방위력 증강도 미국 중심 체계와 통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미국의 무기 부족과 동맹 방어력 약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한국·일본·필리핀 등 아시아 동맹국에 중국 억제를 위한 실질적 군사 기여를 늘리라는 요구가 구체화한 것이다.
콜비 차관은 10일 필리핀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태국·캄보디아를 방문하는 첫 동남아 순방에 들어갔다. 마닐라 연설에서는 미국을 제외하려는 중견국 연대 구상을 비판하고, 외교적 연대보다 함정 배치와 핵심 탄약 비축, 상호 운용성 같은 군사적 성과가 동맹 기여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국익과 맞지 않는 부담을 계속 감수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첫 방문지인 필리핀은 미국과 방위조약을 맺고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국가다. 일본 규슈와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북부를 잇는 제1도련선의 핵심 축이며, 대만해협과 가까운 루손섬에는 미군이 사용할 수 있는 군사시설이 있다. 지난달에는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일대에서 필리핀군과 중국군이 충돌했다. 중견국 연대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미국 우선주의에 대응할 방안으로 제시한 구상이다.
콜비 차관은 인도태평양의 유리한 세력 균형과 제1도련선에서의 거부 억제를 미국의 목표로 제시했다. 올 1월 세종연구소 연설에서도 한반도·일본·필리핀에 걸친 분산형 군사 태세의 현대화를 언급해 주한미군 역할이 중국 견제 중심으로 조정될 가능성을 드러냈다. 북한·중국·러시아를 겨냥한 전술핵 역할 확대와 맞물려 한국에 새로운 핵전략 참여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다음 달 24일경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이번 연설에서는 중국과 남중국해 긴장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