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분만실에 등장한 스포츠 영양식
핵심 요약
미국 임신부들이 입덧과 장시간 진통 중 체력 보충을 위해 에너지 젤과 츄를 활용하고 있다. 운동선수용 제품은 소화하기 쉬운 탄수화물과 전해질을 소량으로 공급한다. 분만 중 흡인 위험 때문에 고형식은 제한되지만 젤과 츄는 중간 선택지로 거론된다.
미국에서 임신과 출산에 필요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에너지 젤과 츄를 준비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마라톤 선수 등이 경기 중 이용하던 기능성 식품을 입덧이나 장시간 진통을 겪을 때 간편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흐름이다. 산부인과 의사이자 울트라 마라토너인 로렌 퓨레츠는 장거리 달리기와 출산 모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활동이라며 스포츠 영양 제품의 활용 가능성을 설명했다.
프로 육상선수 엠마 베이츠는 지난해 임신 초기에 메스꺼움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 에너지 젤을 자주 먹었고, 마라톤 경기 때만큼 유용했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영양사 출신 창업가 페이지 푸트도 지난 5월 출산을 앞두고 자신이 만든 에너지 츄 ‘누그스’를 챙겼다. 며칠간 진통한 뒤 유도분만에 들어간 그는 네 시간째 힘을 주던 중, 하루 종일 먹지 못한 상태에서 탄수화물을 보충하려고 츄를 섭취했다.
에너지 젤과 츄는 지구력 운동선수가 움직이면서 먹을 수 있도록 소화하기 쉬운 소량의 탄수화물과 나트륨 등 전해질을 담은 제품이다. 일부 제품에는 카페인과 미량 영양소도 포함된다. 보통 달리기 시작 후 90분이 지나 에너지 보충이 필요할 때 포도당을 공급하는 용도로 쓰인다. 출산 역시 추가 열량이 들지만 음식 섭취에는 제약이 따르며, 과거의 엄격한 분만 중 금식 지침은 오히려 분만 시간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미국 산부인과학회는 합병증이 없는 진통 과정에서 맑은 액체를 적당히 마시는 것은 권장하지만 고형 음식은 피하도록 하고 있다. 제왕절개 마취 과정에서 위 내용물을 토한 뒤 폐로 흡입해 위험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퓨레츠는 젤과 츄가 이런 제한 속에서 비교적 안전한 중간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2021년 학술 논문은 임신을 심혈관계가 적응해야 하는 ‘9개월간의 스트레스 테스트’로 표현했으며, 40주 동안 추가로 드는 약 8만 칼로리를 매주 마라톤을 뛰는 수준에 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