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급망 전략에 고려아연 부상…MBK 출자 구조 쟁점
핵심 요약
미국이 핵심광물을 국가안보 사안으로 규정하며 고려아연의 현지 제련 투자를 주요 사례로 제시했다. 고려아연 인수를 추진한 MBK 6호 펀드에는 중국 국부펀드 CIC가 약 5%를 출자했다. CIC의 과거 자원 투자가 공개매수와 직접 관련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본 성격과 공급망 안정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핵심광물 공급망을 국가안보 사안으로 규정한 가운데 고려아연의 미국 내 제련 투자가 한미 협력 사례로 부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광업계 관계자들과 공급망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첨단 제조업과 인공지능, 반도체, 에너지, 국방에 필요한 원료를 외국 적대국에 의존할 수 없다며 미국 영토에 완결된 산업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 내 제련시설 투자 사례를 설명하며 한국 기업인 고려아연을 직접 지목했다. 광물 확보에 그치지 않고 제련·정제 역량까지 미국 안에 갖추는 구상에서 고려아연의 사업이 주요 사례로 다뤄진 것이다. 동맹국의 범위를 넓혀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과 국제 협력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됐다. 이에 고려아연은 한미 핵심광물 공급망과 경제안보 협력의 한 축으로 주목받게 됐다.
미국의 전략 변화는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 MBK파트너스의 자금 구성에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2024년 공개매수에 사용된 바이아웃 6호 펀드에는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가 유한책임사원으로 참여했다. 출자액은 약 4000억~5000억원, 전체 약정액의 5% 안팎으로 알려졌다. MBK는 나머지 자금 대부분이 각국 연기금과 글로벌 기관투자자로 구성됐으며, CIC가 개별 투자 결정이나 투자기업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CIC는 중국 외환자산의 다변화를 위해 2007년 설립됐고, 2009년 자회사 풀블룸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아연·구리 생산업체인 캐나다 텍리소스에 15억달러를 장기 재무투자 목적으로 투입했다. 미국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2013년 CIC가 자원 분야에서 중국 국유기업과 보조를 맞춘 사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투자 이력과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사이의 직접적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2024년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들이 기술 유출과 중국 자본 비중을 문제 삼았고, 김광일 MBK 부회장은 해당 비중이 5% 남짓이라고 답했다. 논쟁은 핵심광물 기업의 경영권 거래에서 자본의 출처와 공급망 안정성을 어느 범위까지 심사할지로 확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