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정 확산하는 ESS…전력 거래는 과제로
핵심 요약
미국 가정에서 태양광과 ESS를 결합해 전기요금을 줄이고 잉여 전력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SS용 배터리 가격은 1년 새 45% 하락했고 세계 가정용 ESS 보급량은 128% 증가했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잉여 전력 거래시장과 보상 체계를 보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에서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전기요금을 줄이고 남은 전력을 판매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에 사는 크레그 킨키드는 1년 반 전 약 5천만 원을 들여 주택 지붕에 태양광 패널 50장, 창고에 ESS 4대를 설치했다. 이후 동네 전체가 정전된 날에도 저장 전력으로 일상생활과 월드컵 결승전 시청을 이어갔다.
킨키드 가정의 월 전기요금은 설치 전 400~500달러에서 현재 20~30달러로 줄었다. 지붕에서 생산한 전기를 먼저 배터리에 저장해 사용하고, 남은 양은 전력망을 통해 판매한다. EG4 배터리를 설치한 뒤 전력 판매로 얻은 수입은 지금까지 1천200달러다. 판매 대금까지 정산하면 실질적인 전기요금은 0달러가 된다.
ESS 확산에는 배터리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ESS용 배터리 팩 가격은 1년 전보다 45% 떨어진 1kWh당 70달러, 약 9만9천 원을 기록해 전기차 배터리의 99달러보다 낮아졌다. 니켈·코발트·망간을 쓰는 NCM 대신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용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 세계 가정용 ESS 보급량도 전년 동기보다 128% 늘었다.
대규모 전력 거래에도 ESS가 활용되고 있다. 애리조나에는 원전 2기와 맞먹는 2.8G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와 대용량 ESS가 구축돼 낮에 생산한 전력을 저장한 뒤 저녁에 캘리포니아의 가정과 AI 데이터센터 등에 공급한다. 한국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과 AI·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남는 전력을 거래하는 시장과 보상 체계는 아직 미미하다. 전력 공급 확대와 함께 ESS가 보유한 유연성 전력에 적절히 보상하는 운용 정책이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