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11 25주년 맞아 희생과 장기 피해 되새겨
핵심 요약
미국 전역에서 9·11 테러 25주년 추모 행사가 열렸다. 유독물질 노출 피해와 대기질 대응 논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테러는 미국의 안보정책과 사회적 갈등에 장기적 흔적을 남겼다.
미국 전역에서 11일(현지시간) 2001년 9월 11일 테러 공격 25주년 추모 행사가 열렸다. 미국 본토 최악의 테러로 2977명이 숨진 뒤 25년이 흘렀지만, 추모의 초점은 당일 희생자뿐 아니라 외교·안보 정책 변화와 장기 건강 피해까지 넓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곤에서, JD 밴스 부통령은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에서 각각 추모식에 참석했다. 조 바이든·버락 오바마·조지 W. 부시·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유가족도 자리를 함께했다.
알카에다에 납치된 여객기 4대 중 두 대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한 대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펜타곤에 충돌했다. 나머지 한 대는 워싱턴으로 향하다 승객들의 저항 과정에서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에 추락했다. 뉴욕에서는 항공기 충돌과 건물 붕괴 시각에 맞춰 묵념이 진행됐고, 뉴욕·버지니아·펜실베이니아의 유가족이 희생자 이름을 낭독했다. 1993년 세계무역센터 폭탄 테러 희생자 6명도 함께 기렸으며, 올해는 유독물질 노출 뒤 질병으로 숨진 이들을 위한 묵념이 처음 더해졌다.
세계무역센터 붕괴 뒤 구조·수색·복구에 나선 소방관과 구조대원, 인근 주민은 먼지와 유독물질에 노출돼 호흡기 질환과 암 등을 겪었다. 9·11 당일 소방관 343명을 잃은 뉴욕소방국에서는 관련 건강 문제로 숨진 구성원이 600명을 넘어섰다. 사고 직후부터 수개월 동안 약 40만 명이 유독물질, 신체 부상 위험,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됐고, 관련 질병 사망자는 94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뉴욕시는 대기질과 건강 문제, 당시 대응을 담은 17만 쪽 이상의 문서를 공개했으며 추가 자료도 내놓을 계획이다.
9·11은 미국의 국가안보 체계와 대외정책에도 큰 변화를 남겼다. 테러와의 전쟁, 국토안보부 출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군사 개입이 이어졌고 공항 보안검색을 맡는 교통보안청도 2001년 11월 만들어졌다. 다만 국토안보부는 2025년 7월 일반 보안검색에서 신발을 벗지 않아도 되도록 절차를 바꿨다. 테러 이후 무슬림 미국인과 무슬림 다수 국가 출신 이민자를 향한 편견과 증오범죄가 늘어난 경험도 남았다. 직접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가 커진 지금, 희생자 추모와 함께 9·11 이후의 사회적 변화와 책임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