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억달러 보건 원조 재개…종교단체만 참여
핵심 요약
미국이 기독교 신앙 기반 단체들과 20억달러 규모의 보건·인도주의 협력 사업을 시작한다. 에볼라 확산 대응이 약해진 배경으로 미국의 해외 원조 축소와 예방·진단 장비 부족이 지목됐다. WHO 등 국제기구가 배제되고 특정 종교 단체만 참여하면서 지원 대상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세계 보건과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20억달러, 약 2조8500억원 규모의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해외 원조를 대폭 줄인 뒤 에볼라 확산 대응이 약화됐다는 책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그러나 사업 참여 자격이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단체에만 주어져 지원 방식과 대상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미 국무부는 6일 현지시간 월드 비전과 컴패션 인터내셔널, 사마리탄스 퍼스 등과 협력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최근 20여 년간 신앙 기반 단체에 배정된 미국의 글로벌 보건 해외원조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무부는 열악한 현장에서 보건·인도주의 지원 역량을 입증하고 종교적 신념을 실천해 온 단체들을 협력 대상으로 선정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해 출범 직후 세계보건기구 탈퇴를 선언하고 해외 원조를 담당해 온 국제개발처를 축소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원조 삭감 흐름이 이어지면서 제3세계의 질병 예방과 치료 역량도 약화했다. 최근 콩고민주공화국을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미국의 지원 축소로 충분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민주콩고 현장에서 활동하는 의료 전문가들은 주요 원조국인 미국이 지원을 줄인 이후 예방·진단 장비가 부족해지고 초기 대응도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규모 사업은 이런 책임론이 커진 시점에 마련됐지만,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는 협력 대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특정 종교 기반 단체로 대상을 제한한 결정에는 국제기구를 불신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기조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