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술핵 전진 배치론, 한반도 억제력 논쟁 재점화
핵심 요약
미국이 전술핵 선택지 확대를 검토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전진 배치 가능성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B61-12와 W76-2의 실전 운용에 이어 해상발사 핵순항미사일 사업도 재추진되고 있다. 억제력 강화론과 핵 사용 문턱 및 오판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단거리 전술핵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한국 내 재배치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도 8월 5일 고위력 전략핵 중심의 대응보다 소형 전술핵을 포함한 다양한 핵 선택지를 갖출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국과 일본은 유럽 외 지역의 유력한 전진 배치 후보지로 거론된다.
미국의 전술핵 운용 능력은 이미 상당 부분 확충됐다. 폭발력을 조절하고 정확도를 높인 B61-12는 2024년 생산이 끝났으며, F-35 등 이중용도 전투기를 통한 투하 시험과 운용 인증을 거쳐 유럽에 전개됐다. 폭발력을 5~8킬로톤으로 낮춘 W76-2 탄두도 2020년 실전 배치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폐기했던 해상발사 핵순항미사일 사업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W80-5 탄두 개발과 함께 재추진되고 있다.
해상발사 핵순항미사일까지 확보하면 미국은 공중·해저·해상을 아우르는 전술핵 삼축 체계를 갖추게 된다. 2018년 핵태세검토 보고서에는 필요할 경우 동북아에도 비전략 핵무기와 운반 수단을 배치할 능력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비핵 3원칙 가운데 핵무기를 반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의 재검토 필요성을 보여 왔다. 이재명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 재배치에 부정적이었다.
국내에서는 북한의 핵무력 증강에 맞서 미국 전술핵을 억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저위력 핵무기는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과 공격받기 전에 먼저 써야 한다는 압박을 키워 핵 사용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래식 공격을 핵 공격으로 오인하거나 전술핵 사용이 전략핵 확전으로 번질 위험까지 고려하면, 향후 핵태세검토와 동맹 협의에서는 배치 능력뿐 아니라 한반도의 위기 안정성에 미칠 영향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