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인기 오인 대응, 보고·공역통제 허점 드러나
핵심 요약
국방부가 미군 무인기 오인 대응의 책임을 물어 한기성 육군 1군단장을 직무배제했다. 미군의 비행 승인 절차 누락과 1군단 실무자의 미보고가 겹쳐 ‘두루미’ 발령으로 이어졌다. 합참은 한·미 공역통제 절차와 업무 협조체계를 보완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경기 파주 휴전선 인근에서 미군 정찰 무인기를 북한 비행체로 잘못 판단해 방공 대응에 나선 사태와 관련해 한기성 육군 1군단장을 3일 직무에서 배제했다. 최전방 지휘관에게 책임을 묻는 문책성 조치지만, 동맹국 자산을 우리 군이 공격할 뻔한 이번 사건은 한 명의 지휘관에 대한 처분만으로 정리하기 어려운 지휘·공조 체계의 문제를 드러냈다.
합동참모본부 조사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하나로 무인기를 운용한 미군 측은 비행에 필요한 공군작전사령부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훈련 통보 기한도 지키지 않은 채 훈련 전날 승인 권한이 없는 1군단 실무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비행계획을 알렸다. 특수사용공역의 비행 인가 절차를 따르지 않고 관행적인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한 셈이다.
문자를 받은 1군단 실무자는 비행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관련 내용을 상급자나 공군작전사령부 등 상급 지휘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군단 자체 승인 범위에 속하는 업무로 잘못 판단한 결과였다. 이후 무인기가 예상보다 높은 고도로 비행하자 군은 이를 적 무인기로 오인했고, 대응 방공작전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연합작전에서 공유돼야 할 비행계획이 개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달된 뒤 지휘계통에서 누락되면서 정보 공유와 통제 절차의 취약성이 확인됐다.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군 업무에 사적 통신수단을 활용해 온 관행도 점검 대상이 됐다. 합참은 한·미 공역통제 절차와 업무 협조체계를 보완할 계획이다. 최전방 경계작전 지침을 다시 살피고 현장 부대와 상급 지휘부, 한·미 양국 군 사이의 보고·정보 공유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