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로봇 규제 강화에 국내 부품사 기회 확대
핵심 요약
미국이 외국산 첨단 로봇과 전력 인버터의 FCC 승인을 원칙적으로 제한했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비전 센싱, 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커패시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산 부품의 대체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과 함께 제품 경쟁력 강화의 중요성도 커졌다.
미국이 외국산 첨단 로봇과 전력 인버터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면서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등 국내 부품업체의 사업 기회가 커질 전망이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7월 28일 국가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해당 제품을 규제 대상 목록에 추가했다. 중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첨단 로봇의 세계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넓혀 온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새 규정이 적용되면 외국에서 생산된 신규 첨단 로봇 장치와 전력 인버터는 원칙적으로 미국 수입에 필요한 FCC 승인을 받을 수 없다. 다만 미국 국방부나 국토안보부의 조건부 승인을 확보한 생산자는 FCC의 승인 절차를 계속 밟을 수 있다. 규제 여파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센싱 모듈을 비롯한 핵심 부품 시장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주변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부품인 만큼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보안과 공급업체 신뢰성도 주요 평가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LG이노텍은 2024년 2월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겨AI에 850만달러를 투자한 뒤 휴머노이드 로봇 ‘피겨 03’의 비전 센싱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는 ‘아틀라스’에 적용할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이다. 문혁수 LG이노텍 최고경영자는 올해 로봇 부품 양산을 시작해 유의미한 매출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촉각 센싱과 로봇 손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으며, 지난달 초 일본 TDK와 비전·촉각 센서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력 관계도 구축했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와 카메라 모듈을 기반으로 로봇 하드웨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한 대에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 1만개 이상과 카메라 모듈 최소 5개가 필요하다. 회사는 7월 30일 실적 발표에서 고해상도·고화소 센싱 모듈 양산을 추진하고 자동초점 및 장거리 3차원 센싱 모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휴머노이드용 카메라 모듈은 연내 초기 양산과 공급을 시작하고, 주요 고객사와 차세대 제품 협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FCC 규제 이전부터 중국 공급업체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만큼 국내 업체에는 제품 경쟁력 강화가 핵심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