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남서부 국경에 1·2차 장벽 대폭 확충
핵심 요약
미국 정부가 남서부 국경에 약 1천930㎞ 규모의 1·2차 장벽을 새로 건설한다. 약 66조4천억원의 전용 예산을 확보했으며 멕시코 접경 4개 주에서 공사가 시작됐다. 불법 월경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시점의 대규모 사업을 두고 필요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월경자 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가운데 남서부 국경 장벽을 대폭 확충한다. 새로 건설할 1·2차 장벽은 최소 1천200마일, 약 1천930㎞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제정된 법률로 확보한 전용 예산은 약 470억달러, 약 66조4천억원이며 2029년 9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지난 20년간 국경 장벽 사업에 투입된 전체 예산보다 많다.
텍사스와 뉴멕시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 멕시코와 맞닿은 4개 주에서 공사가 모두 시작됐고, 체결된 건설 계약은 330억달러, 약 46조6천억원을 넘어섰다. 국경에 가장 가까운 1차 장벽은 높이 약 5.5∼9.1m의 철제 울타리로 설치해 현재 길이의 약 2배로 늘린다. 기존 장벽 뒤편에는 2차 장벽도 추가하며, 당국은 전체 사업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면서도 1차 장벽은 내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지역과 지형에 따라 장벽의 형태도 달라진다. 텍사스 농촌인 빅벤드에는 높은 장벽 대신 차량 진입을 차단하는 낮은 시설이 들어선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험준한 구간에는 차량용 장벽과 스마트 카메라, 감지 센서, 신규 진입로를 함께 조성한다. 텍사스 남부 리오그란데강에는 강을 건너는 입국을 막기 위해 대형 주황색 부표를 닻으로 고정한 부유식 장벽을 설치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에는 약 450마일, 724㎞의 장벽이 완공됐지만 대부분 기존 울타리를 교체하거나 보강한 구간이었다. 당시 의회의 예산 반대가 이어지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과 재무부 예산의 전용을 추진했으나, 이번에는 대규모 재원이 미리 확보돼 사업상의 장애가 줄었다. 불법 월경이 최근 급감했는데도 기존에 장벽이 없던 시골 지역까지 공사를 넓히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오는 반면, 이민자 단속 정책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장벽 자체를 둘러싼 반대 움직임은 첫 임기보다 상대적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