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전술핵 중심 억제 구상 검토
핵심 요약
미 국방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잠재적 공격에 대비해 단거리 전술핵을 강화하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새 구상은 동맹 방어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핵 선택지를 늘려 확장억제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 한국과 일본의 안보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핵 사용 위험과 대비 태세 약화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미 국방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잠재적 공격에 대비해 단거리 전술핵의 비중을 높이는 새로운 핵무기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지역 분쟁에서 사용 가능성이 극히 낮은 장거리 전략핵보다 주요 군사 표적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핵전력을 확충해 선택지와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구상이다. 전략이 채택되면 확장억제를 제공받는 한국과 일본의 안보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새 구상은 국방 정책 입안을 주도하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이 이끌고 있다. 콜비는 5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전략사령부에서 열린 ‘2026 억제 심포지엄’에서 비공개 연설을 했다. 전략사령부는 미국의 전 세계 핵전력 운용과 전략적 억제, 우주·사이버 공간 방어를 총괄하며 동맹국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임무도 맡는다. 이번 전략은 역내 전쟁에서 동맹국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공격을 받는 상황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전술핵은 적의 직결부대나 군사기지 등 제한된 표적을 공격해 전장에서의 승리를 노리는 무기다. 대규모 파괴력을 앞세워 전쟁 종결이나 국가 파멸을 목적으로 하는 전략핵과 운용 목표가 다르다. 콜비는 도시 전체가 아닌 전장의 소규모 표적을 겨냥하는 소형 단거리 핵탄두를 꾸준히 지지해 왔다. 장거리 전략핵은 적국의 핵전력을 파괴할 수 있지만 실제 사용 가능성에 대한 의문 때문에 동맹의 확장억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 배경에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커질 때마다 한국에서는 미국이 서울을 방어하기 위해 자국 대도시가 공격받을 위험까지 감수하겠느냐는 의문과 함께 독자 핵무장론이 제기돼 왔다. 주한미군은 1958년부터 전술핵을 운용하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따라 1991년 전면 철수했다. 다만 전술핵 강화는 핵 사용 문턱을 낮춰 재래식 전쟁이 핵 충돌로 번질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장거리 핵전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선택을 왜곡해 대비 태세를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며, 콜비가 국방전략 개편 과정에서 겪어 온 의회와의 갈등도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