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동맹 억지력에 전술핵 활용 검토
핵심 요약
미 국방부가 동맹국 방어를 위한 단거리 전술핵 역할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새 구상은 실질적인 핵 대응 선택지를 늘려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채택 시 한반도 방위 태세와 전술핵 재배치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 국방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동맹국 공격 가능성에 대응해 단거리 전술핵무기의 역할을 키우는 핵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실제 사용 가능성이 낮은 장거리 전략핵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 제한된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핵 선택지를 확충해 확장억제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구상이다. 채택될 경우 한반도 방위 태세와 한국·일본의 안보 환경에도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새 구상은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이 주도하고 있다. 콜비 차관은 5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전략사령부에서 열린 확장억제 심포지엄에서 비공개 연설을 했다. 전략사령부는 전 세계 미 핵전력 운용과 전략적 억제를 총괄하며 한국 등 동맹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한다. 국방부 내부에서는 단거리 전술핵이 정치 지도부에 실질적인 대응 선택지를 제공해 억지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제기됐다.
미국의 기존 핵 교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전략핵잠수함, B-2·B-52 전략폭격기로 구성된 3대 전략핵 전력을 중심으로 한다. 세 전력이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선제공격 뒤에도 보복 능력을 남겨 상호확증파괴를 유지하는 구조다. 반면 전술핵은 적 부대나 기지 등 한정된 군사 표적을 겨냥하며 통상 수십 킬로톤 이하 위력을 갖는다. 중국은 현재 핵탄두 600기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고, 2030년에는 1000기 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러 뉴스타트도 올해 2월 만료됐다.
논의가 현실화하면 1991년 철수한 주한미군 전술핵의 재배치 가능성도 다시 거론될 수 있다. 주한미군은 1958년부터 전술핵을 운용해 한때 700기까지 배치했으며,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따라 남아 있던 100여 기를 모두 철수했다. 한미는 2023년 핵협의그룹을 출범시켰지만 확장억제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술핵 비중 확대는 핵 사용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며, 전력과 예산에 반영하려면 의회의 협조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