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수급 계산 바꾼 정부, 2030년 부족량 83배로
핵심 요약
2030년 최대 가뭄 시 물 부족 전망이 5년 전보다 83배 늘어난 연간 5억5000만t으로 산정됐다. 정부는 계산 방식을 변경한 뒤 서남권에 연간 3억8690만t을 추가 공급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분산된 관리 체계와 사후 보고를 둘러싸고 계산 원칙과 조정 기능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올해 변경할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의 물 수지 분석에서 2030년 최대 가뭄 발생 시 연간 5억5000만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산정했다. 2021년 원안에 제시된 660만t보다 83배 많은 규모다. 이 분석이 국가 물관리 정책의 최상위 민관 합동기구인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보고된 직후, 정부는 서남권에 하루 106만t씩 연간 3억8690만t의 용수를 추가 공급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대책을 내놨다.
부족량이 크게 늘어난 핵심 요인은 공급량 계산 방식의 변경이다. 원안은 하천에 물이 충분할 때 댐 방류량을 줄여 비축한 뒤 필요한 시점에 공급하는 ‘부족분 공급방식’을 적용했다. 변경안은 하천 수량과 관계없이 계약된 양을 매일 내보내는 ‘계획량 공급 방식’을 채택했다. 이 경우 댐에 여유 물량이 쌓이지 않아 공급 가능한 전체 수량이 감소한다. 정부는 2022~2023년 광주·전남 가뭄 당시 기존 계산과 달리 실제 물 부족이 발생해 현실을 반영한 방식으로 되돌렸다는 입장이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은 국내 가용 수자원과 지역별 부족 전망을 담는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10년 단위 계획의 후반기 5년을 앞두고 물 수지 분석을 수정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작성하고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하천 관리와 분석은 기후부, 댐 운영과 용수 공급은 수자원공사, 농업용수는 농어촌공사, 상수도 공급은 지방자치단체가 맡아 계획과 집행 주체가 분산돼 있다. 하천·수도·지역 물관리 등 하위 계획도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 계산 원칙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메가프로젝트 용수 대책은 국가물관리위원회와 사전 조율 없이 발표됐다. 민간위원들이 보고를 요구한 뒤에야 발표 열흘 후 관련 설명이 이뤄졌고, 일부 위원은 사후 보고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정부는 해당 대책이 사전 심의 대상은 아니라고 맞섰다. 기후부는 국가계획의 수치가 극한 가뭄을, 서남권 공급안이 평시를 각각 전제로 해 직접 비교하기 어렵고 가뭄 대책은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들과 전문가들은 최악의 가뭄에 대비해야 할 국가 계획이 정책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 않도록 계산 방법론을 재검토하고 독립적인 관리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