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빠진 다뉴브강, 축제 공간과 가뭄 경고 사이
핵심 요약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수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머르기트 다리 아래 강바닥에서 즉석 파티가 열렸다. 이달 3일 수위는 수위계 기준 10㎝ 안팎으로, 2018년 종전 최저치보다 약 23㎝ 낮았다. 드러난 강바닥을 새로운 도시 공간으로 보는 시선과 심각한 가뭄의 현장으로 보는 비판이 엇갈렸다.
오랜 가뭄과 폭염으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 수위가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머르기트 다리 아래 드러난 강바닥에서 즉석 파티가 열렸다. 8일 밤 촬영돼 페이스북에 공개된 영상에는 군중이 물이 빠진 강의 모래톱에 모여 야경을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두고 자연적으로 생긴 색다른 공간을 활용한 행사라는 평가와 재난의 징후를 오락거리로 삼았다는 비판이 맞섰다.
헝가리 수자원 당국이 이달 3일 측정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수위는 수위계 기준 10㎝ 안팎이었다. 이는 2018년에 기록한 종전 최저치 33㎝보다 약 23㎝ 낮다. 해당 수치는 강 전체의 실제 수심이 아니라 관측소 수위계 기준점에서 잰 높이다. 유럽 10개국을 지나는 다뉴브강은 장기간 이어진 가뭄과 폭염으로 여러 구간에서 평소 물에 잠겨 있던 바닥을 드러냈다.
부다페스트에서 저수위를 상징하는 ‘기근 바위’는 자유다리 인근에 있으며, 이번 파티가 열린 머르기트 다리 아래와는 다른 장소다. 이 암초는 강물이 매우 낮아질 때만 수면 위로 나타난다. 머르기트 다리 주변에서는 2018년부터 강바닥 노출이 두드러졌다. 당시 머르기트섬에서 국회의사당 방향으로 이어진 수중 모래톱이 일반 신발을 신고 걸을 수 있을 만큼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노출 현상은 더 자주, 오래, 넓게 나타났다.
낮아진 물은 강바닥에 묻혀 있던 과거의 흔적도 밖으로 끌어냈다. 머르기트 다리 보수 설계에 참여한 건축가 빌드 라슬로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부다페스트에서 사용한 금속 쓰레기통과 1876년 다리 건설 당시 가설 구조물로 추정되는 기둥 잔해가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물이 빠진 강바닥은 새로운 야경 명소에 이어 파티 장소가 됐지만, 같은 풍경은 잠시 열린 도시 공간인 동시에 유럽의 여름을 바꾸는 극심한 가뭄의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