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마트, 고령층의 장보기도 멈췄다
핵심 요약
홈플러스의 갑작스러운 휴업으로 문래동 고령 주민들의 장보기 기반에 공백이 생겼다. 대형마트 매출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4.2% 줄었지만 온라인 시장은 매년 약 10% 성장했다. 오프라인 시설 축소 과정에서 기술 활용이 어려운 계층의 생활 접근성을 보호할 대책이 요구된다.
지난달 13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홈플러스 매장이 갑작스러운 휴업에 들어가면서 인근 고령 주민들의 일상에도 공백이 생겼다. 현장에서 만난 노부부는 운전이 어려워진 뒤 걸어서 장을 볼 수 있는 곳이 사실상 이 매장뿐이었다며 앞으로 끼니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함을 드러냈다. 휴업 안내 방송이 이어지고 출입문이 닫힌 가운데 부부는 매장 휴게공간에 남아 대안을 고민했다.
부부는 약 20년 전 문래동에 정착한 때부터 이 매장을 이용해 왔다. 가족의 저녁거리를 거의 매일 이곳에서 마련했고, 문화센터에서는 이웃들과 일상을 나눴다. 나이가 들며 이동 범위가 좁아진 뒤에는 도보로 닿을 수 있는 이 대형마트가 생활을 유지하는 핵심 시설이 됐다. 온라인 장보기는 이용법이 익숙하지 않고, 식재료를 직접 살펴 구매해 온 습관도 있어 곧바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한때 이마트와 국내 대형마트 선두를 다퉜지만 회생 절차를 신청한 뒤 영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경영 방식과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 문제와 함께 오프라인 유통의 장기 침체가 구조적 배경으로 자리한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대형마트 매출은 연평균 4.2% 감소해 전체 규모의 5분의 1 이상이 줄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시장은 해마다 약 10% 성장했고, 오프라인 사업자들은 퀵커머스 등으로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유통 채널의 이동은 소비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기술을 활용하기 어려운 계층의 생활 기반을 약화시키는 문제로 이어진다. 식재료를 눈으로 확인하고 손에 들어 고르는 데 익숙한 주민에게 동네 대형마트는 단순한 판매시설 이상의 역할을 한다. 수익성보다 금융 접근성을 위해 일부 은행 영업점이 유지되는 것처럼, 소비시장에서도 시장 논리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 커지고 있다. 오프라인 시설 축소 과정에서 고령층을 비롯한 소외계층의 접근성을 지킬 공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