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보증보험사, 2002억 원 증서로 공공기관 피해
핵심 요약
무허가 K업체가 2천2억 원 규모의 보험증서 87건을 발행하고 약 30억 원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지자체 3곳은 승소하고도 14억여 원을 집행하지 못했고, A공사는 잔금 없이 1천247억 원 상당의 토지 소유권을 넘겼다. 검찰은 보완수사로 보증서 82건을 추가 확인하고 홈페이지 폐쇄와 법인 해산 절차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의 허가도, 보험금 지급 능력도 없이 2천억 원대 보증서를 발급해 거액의 수수료를 받은 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는 6일 K업체 대표 4명과 직원 2명을 보험업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2019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2천2억 원 상당의 보험증서 87건을 발행하고 약 30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K업체는 무허가·무자본 상태에서 공사 개발업체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산지·농지 원상복구비와 도로포장 공사비, 공유재산 임차료, 세금 등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 부담할 각종 채무를 보증했다. 보험금을 받지 못한 지자체 3곳은 민사소송에서 이겼지만, 업체에 변제 능력이 없어 총 14억여 원의 채권을 집행하지 못했다.
공공기관 A공사에는 중견 건설사의 토지 매매 잔금 지급을 보증한다며 1천413억 원 규모의 지급이행보증서를 내줬다. 이를 믿은 A공사는 잔금을 받지 않은 채 시가 1천247억 원인 토지의 소유권을 건설사에 넘겼다. K업체가 이 보증서를 발행하고 건설사에서 받은 돈은 17억5천만 원으로 조사됐다. 업체는 지난 10여 년간 같은 법 위반으로 7차례 처벌받고도 자본금 100억 원을 보유한 것처럼 등기하고 대표이사를 바꾸며 영업을 이어갔다.
2024년 감사원의 수사 요청을 받은 경찰은 일부 임직원에게 무허가 보험 영업 혐의만 적용해 사건을 넘겼고, 동일 범죄로 이미 벌금형을 받았다는 이유로 불송치된 피의자도 있었다. 검찰은 처음부터 보험금을 지급할 능력 없이 거래처를 속인 조직적·반복적 금융사기로 보고 보완수사를 벌여 보증서 82건을 추가 확인했다. 지자체 등을 상대로 한 사기와 수수료 횡령 혐의도 적용했으며, 지난 4일 K업체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5일 법원에 법인 해산 명령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