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충동 범죄 잇따라…여름 강력범죄 집중
핵심 요약
사소한 다툼과 소음 갈등이 강력 범죄로 번진 사건이 최근 전국에서 잇따랐다. 최근 5년간 흉악 범죄의 28.8%가 여름철에 발생해 겨울철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고온이 공격성과 충동을 자극할 수 있어 쉼터와 탄력근무 등 갈등 예방책이 제시됐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말다툼이나 소음처럼 일상적인 갈등이 살인과 살인미수 등 강력 사건으로 번지는 사례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범행과 폭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높은 기온과 습도가 불쾌감과 공격성을 자극하고 야외 활동과 음주로 사람 간 접촉이 늘면서 충돌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30일 충북 청주의 한 이발소에서는 70대 업주가 말다툼하던 60대 지인의 머리를 10㎏ 덤벨로 내려쳐 중상을 입혔다. 이튿날 강원 원주에서는 30대 운전자가 무단횡단 문제로 항의한 60대 여성을 향해 차를 몰아 피해자의 발등이 골절됐다. 차량은 인도 진입 방지 말뚝에 부딪혀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달 1일 광주 북구의 요양병원에서는 70대 환자가 같은 병실의 다른 70대 환자와 소음 문제로 다투다가 흉기로 살해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발생한 범죄 816만5020건 가운데 25.96%가 6~8월에 집중됐고, 12~2월 비중은 22.76%였다.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흉악 범죄는 여름철 5만5185건으로 전체의 28.8%를 차지했지만 겨울철에는 3만9764건, 20.75%였다. 폭행·상해·협박·공갈 등 폭력 범죄도 여름 24만9864건, 26.63%로 겨울의 20만8050건, 22.27%보다 많았다.
고온과 공격성의 연관성은 해외 실험과 대규모 분석에서도 관찰됐다. 1986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은 온도가 오를수록 운전자의 경적 횟수가 늘고, 에어컨 없이 창문을 연 상태에서 경향이 더 뚜렷하다는 결과를 냈다. 2022년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연구진이 미국의 트윗 40억여 개를 분석했을 때도 12~21도를 벗어나면 혐오 발언이 증가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는 통상 33~35도에서 공격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체온과 혈압 상승이 분노 때와 유사하게 작동해 충동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쉼터 운영과 탄력근무 등 인원 분산 대책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