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서 손잡은 3국, 중동 방위질서 재편
핵심 요약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파키스탄이 메카에서 3국 공동방위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은 공동 억지력과 집단 자위 원칙을 담았지만 구체적인 군사 의무는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 의존도를 낮춘 지역 안보체제가 출범하면서 쿠웨이트와 카타르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7일 현지시각 사우디 메카에서 ‘메카 공동방위협정’에 서명했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약 1년간의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수니파 주요 3국을 잇는 군사협력 체계가 출범했다. 미국 주도의 중동 안보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지역 강국 중심의 다국 안보체제가 구체화한 것이다.
협정은 외부 침략에 맞선 공동 억지력과 회원국 한 곳에 대한 공격을 3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보는 집단 자위 원칙을 담았다. 다만 구체적인 군사 의무와 실행 절차는 명시하지 않았다. 3국은 특정 국가를 겨냥하거나 기존 우방과의 협정을 훼손하는 체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샤리프 총리는 이를 ‘평화의 방패’로 규정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른 국가에도 참여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연대는 지난해 9월 체결된 사우디·파키스탄 상호방위협정에 나토 회원국이자 방산 역량을 갖춘 튀르키예가 합류하는 형태다. 3국은 2022년부터 방위산업 포럼을 운영했고, 군사·기술 협력도 이어왔다. 파키스탄은 사우디군에 훈련과 기술을 지원하며 약 8천명의 병력과 전투기, 드론, 방공망을 현지에 배치했다.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은 군함과 훈련기 분야에서 협력했고, 사우디는 튀르키예산 드론의 주요 구매국으로 자리 잡았다.
사우디는 가자 전쟁 이후 이어진 충돌로 석유 수출과 개발 계획에 차질을 겪으며 미국의 안보 우산에 의문을 키워왔다. 2023년 중국의 중재로 이란과 국교를 정상화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파키스탄에 맡긴 50억달러 이상의 예치금 만기를 3년 연장했다. 새 체제는 사우디의 자본, 파키스탄의 핵보유국 지위와 병력, 튀르키예의 방산 수출 능력을 결합한다. 쿠웨이트와 카타르가 유력한 추가 참여국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란에서는 실효성을 낮게 보는 반응이 나왔고, 인도는 협정의 전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