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방위축 출범…중국, 걸프 진입로 넓히나
핵심 요약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파키스탄이 나토식 집단 방위를 표방한 메카 공동방위협정을 체결했다. 세 나라는 한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중국은 파키스탄과의 군사 협력을 토대로 걸프 국방 시장과 안보 구조에 접근할 기회를 얻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미국 중심의 안보 구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집단 방위 체계를 구축하는 ‘메카 공동방위협정’에 서명했다. 에너지 강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핵무장 국가가 결합한 이번 협정은 중국이 파키스탄을 통해 걸프 지역의 국방 체계에 간접적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키우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7일 사우디 메카에서 협정을 체결했다. 세부 조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세 나라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구조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도 이 협정이 기술적으로 나토 조약 제5조와 동일한 성격이라고 밝혔다.
걸프 국가들은 그동안 미국의 방어력에 의존했고, 미국은 자원과 에너지, 역내 영향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안보 질서를 유지해 왔다. 이번 상호방위 체제는 이런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사우디에는 이란의 위협과 미국 억지력의 한계에 대응하며 협상력을 높일 수단이 될 수 있고, 중동과 남아시아에서 진행되는 다극 질서의 변화를 보여주는 계기로도 평가된다.
중국과 파키스탄의 군사 협력은 새 방위축의 파급력을 가늠할 핵심 변수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파키스탄이 수입한 무기의 80% 이상은 중국산이었으며, 파키스탄은 지난해 사우디와 체결한 상호방위협정을 토대로 JF-17 전투기 등 중국산 무기 체계를 사우디에 제공했다. 무기 공급에는 유지·보수와 부품, 훈련, 물류 지원이 장기간 뒤따르는 만큼 중국산 체계가 걸프 국가의 군사 구조에 더 깊이 연결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