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투자 결실 몰리는 2028년, 수급 시험대
핵심 요약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 효과가 2028년 안팎에 집중될 전망이다.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수요를 지탱하지만 잉여현금흐름 악화는 위험 요인이다. 중국 업체의 생산 확대와 AI 수익성이 향후 메모리 수급을 가를 핵심 변수다.
인공지능 인프라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와 D램 수요가 급증하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대규모 증설에 돌입했다. 최근 시작된 투자가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지는 시점은 공장 건설과 장비 반입, 시험생산, 수율 안정화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할 때 2028년 안팎으로 예상된다. 업계가 초호황 지속에 베팅한 가운데 같은 시기에 생산능력이 집중적으로 늘면 수급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를 전년보다 약 50% 늘어난 4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향후 5년간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 배로 높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HBM4 양산 확대와 함께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며 올해 시설·연구개발에 110조 원을 투입한다. 마이크론은 싱가포르 HBM 첨단 패키징 공장에 10년간 240억 달러를 투자해 2027년부터 생산을 본격 확대한다. CXMT도 허페이·베이징·상하이를 중심으로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증설 경쟁의 배경에는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인프라 투자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은 단순 합산 기준 최대 7천억 달러에 육박한다. 최근 분기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매출은 43%, 아마존 AWS 매출은 37% 성장했다. 다만 아마존의 잉여현금흐름은 1년 전 약 182억 달러 흑자에서 올해 2분기 76억 달러 적자로 바뀌었고, 메타도 전년 동기보다 90% 이상 감소해 투자 회수 능력이 수요 지속 여부의 변수로 떠올랐다.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 업체의 확장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기업공개로 666억 위안, 약 14조 원을 조달한 CXMT는 베이징에 12인치 D램 공장을 추진하며 신규 시설이 모두 가동되면 2028년까지 D램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대만 난야테크놀로지도 2029년까지 약 15조 원을 투자한다. AI 사업의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쳐 데이터센터나 서버 발주가 조정될 경우 공급과잉 우려가 커질 수 있으며, HBM 수요 감소가 범용 D램 공급 증가를 앞당길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