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양사, 5년 장기계약 확대…업황 변동성 낮추기 본격화
핵심 요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발표에서 5년 기본 장기공급계약 확대 방침을 공식화했다. 양사는 생산능력의 60~70% 수준을 장기계약으로 채우고 예치금 등 이행 장치를 도입해 구속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는 장기계약이 메모리 업황 변동성을 낮추는 새 표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장기공급계약 확대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3~4년 주기로 반복돼 온 업황 변동 구도를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는 이달 말 각각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5년 기본 단위의 장기계약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는 빅테크들의 AI 투자 둔화와 메모리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주요 고객사와 공급 물량을 미리 확보해 실적 변동성을 낮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전체 생산능력의 60~70% 수준으로 장기공급계약을 계획 중이라며, 추가 고객이 다수 있고 이미 계약을 마친 고객들도 증량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은 5년을 기본으로 하되 매년 협상을 통해 1년씩 연장하는 롤링 방식으로 진행된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9일 콘퍼런스콜에서 고객과 제품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형태로 장기계약을 맺고 있으며, 통상 5년이 기본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예치금 등 이행 장치를 계약 조건에 포함해 구속력을 높이고 있다.
메모리 산업은 그동안 호황기에 큰 이익을 내다가 고객사 재고 증가, 수요 둔화, 가격 하락이 겹치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최근 AI 투자 확대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업황 특성상 언제든 다운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23년 업황 악화로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했고, 당시 평택 P4·P5 팹 공사 일부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공급계약은 공급 물량과 가격을 미리 정해 급격한 업황 변동의 여파를 줄이고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는 효과가 있다.
업계에서는 장기계약이 메모리 산업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팹 건설도 수년간 현금 흐름이 확보되면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계약으로 가격 상승분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산업의 최대 약점이 업황 변동 폭이었던 만큼 장기계약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으며, 향후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