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거래축, 장기 물량 확보로 이동
핵심 요약
메모리 공급난 속 장기공급계약이 샌디스크와 난야테크놀로지까지 확산했다. 고객사의 물량 선점 경쟁이 커지며 거래의 중심이 단기 가격에서 중장기 공급 확보로 옮겨가고 있다. 제조사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증설 시차로 공급 부족은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길어지면서 장기공급계약(LTA)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넘어 샌디스크와 난야테크놀로지로 확산하고 있다. 제조사의 공급 여력이 빠른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자 고객사들은 가격 협상보다 중장기 물량 확보를 우선하고 있다. 신규 생산라인이 공급에 기여하기까지 최소 2~3년이 필요해 수급 불균형은 2028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샌디스크는 지난 5일 2026회계연도 4분기 실적발표에서 데이터센터·에지 분야 핵심 고객 8곳과 LTA를 체결했다고 공개했다. 이번 분기에 신규 고객 3곳을 포함해 계약 5건을 추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낸드 시장 공동 4위인 샌디스크까지 장기계약을 늘린 것이다. D램 시장 5위 난야테크놀로지는 LTA 물량이 전체 생산능력의 50%를 차지하며, 계약기간도 기존 1년에서 최소 2년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이미 주요 고객과 통상 5년 단위의 LTA를 맺은 상태다. 장기계약의 범위가 다른 제조사로 넓어진 배경에는 고객사의 거센 물량 선점 경쟁이 자리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고객들이 향후 5년 안에 현재보다 5~6배 많은 공급을 원한다고 밝혔다. 난야테크놀로지는 공급량을 미리 확정하고 가격은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정하는 계약을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 전망이 선명해지자 설비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난야테크놀로지는 2029년까지 공장에 역대 최대인 3466억 대만달러, 약 15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설비투자액은 520억 대만달러에서 697억 대만달러로 약 34% 높였고, 2029년 생산능력은 300㎜ 웨이퍼 기준 3만5900장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메모리 3사도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놨지만 올해 3분기 빅테크 고객의 수요 충족률은 60~70%에 그쳐, 충족되지 못한 수요가 다음 해로 이월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