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프로젝트의 재난 대비, 공공 안전망이 관건
핵심 요약
3대 메가프로젝트는 대규모 배터리 화재와 정전 등 새로운 사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보험만으로는 대형 손실과 새로운 위험을 충분히 감당하기 어렵다. 정부가 민간 보험과 함께 위험을 분담하는 방안을 사업 초기부터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태양광 발전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는 전력과 용수 확보뿐 아니라 대형 사고 위험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특히 대규모 배터리 설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는 기존 전기차 화재와는 다른 규모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보험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에 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태양광은 국내 일평균 일조 시간이 연평균 4시간에 미치지 않아, 발전하지 않는 시간까지 전력을 공급하려면 발전 설비보다 훨씬 큰 배터리 용량이 요구된다. AI 데이터센터 역시 전력 공급이 0.1초만 끊겨도 안 되고 사용량 변동이 커 배터리가 필요하다. 화재 외에도 인적 실수와 자연재해가 대형 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짧은 정전도 막대한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은 위험에 대비하는 주요 수단이지만 새로운 유형의 위험을 민간 시장만으로 감당하기는 어렵다. 지난 4월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뒤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들은 전쟁 위험 특수 보험을 곧바로 구하지 못해 신속히 빠져나오지 못했다. 네팔의 돌발 홍수 때는 홍수 피해 보상 한도가 낮아 문제가 됐다. 현재 메가프로젝트 논의가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확보에 집중된 만큼, 사고 위험에 대한 준비도 함께 다뤄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뒤 미국은 국제개발금융공사를 통해 선박 재보험 보증 한도를 200억달러에서 400억달러로 높였고, 증액분에는 민간 보험사들도 나눠 참여했다. 공공기관이 먼저 위험 부담의 기반을 마련한 점이 핵심이다. 한국도 전쟁보험을 제공했지만 대상은 중소·중견 선사 선박에 한정됐고 정부의 마중물은 없었다. 주주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보험사에 국가 사업의 위험을 전적으로 맡기기 어려운 만큼, 사업 추진 초기부터 정부가 위험 분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