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특구 연구개발자, 근로 상한·가산수당 함께 뺀다
핵심 요약
메가특구의 고소득 관리자·연구개발자에게 주 52시간 상한과 법정 가산수당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특례도 함께 추진돼 장시간 노동과 보상 축소 우려가 나온다. 개인 동의만 요구하는 구조와 노동자 의견수렴 부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메가특구에서 고소득 관리자와 연구개발자를 대상으로 주 52시간 상한과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을 함께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동자가 개별 동의하면 근로시간과 휴게·휴일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초과근로수당 대신 별도의 일반수당을 지급하는 구조다. 노동시간 유연화와 기업의 인건비 절감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적용 대상은 메가특구 내 기업에서 일하는 소득 상위 3%의 관리자와 연구개발자다. 기준 연봉은 2025년 국세청 자료로 1억4000만원 이상,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로는 1억3000만원 이상이다. 지난해 평균연봉이 삼성전자 1억5800만원, SK하이닉스 1억8500만원이었던 만큼 상당수 반도체 연구개발자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도 현행 1개월, 연구개발 업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 산술적으로 16주 연속 주 80시간 근무가 가능해지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일반수당이 실제 초과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지급되고 법정 가산수당보다 적게 책정되면 노동자는 더 오래 일하면서 보상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포괄임금제와 유사한 구조로, 노동시간 단축과 포괄임금제의 원칙적 금지를 내건 정부 기조와도 충돌한다. 미국은 초과근로수당 면제가 제도의 중심이고, 일본은 2019년 고소득 전문직 특례를 도입하면서 노사위원 5분의 4 이상 의결, 본인의 서면 동의와 철회권, 연간 104일 이상 휴일, 노동시간 기록 의무를 뒀다.
정부안은 노동조합 등 집단적 동의 없이 개인 동의만 요구하는 방향이어서 일본보다 보호장치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2019년 김병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사 법안은 소득 상위 3% 노동자의 근로시간 상한과 연장·휴일수당을 제외했지만 야간수당은 보장했다. 이번 방안은 적용 직군을 특구 내 관리자·연구개발자로 좁힌 대신 야간수당까지 면제한다. 기업 468곳의 규제 특례 요구는 추진안에 상당 부분 반영됐으나 반도체 연구개발자와 노조를 대상으로 별도 의견을 수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정부는 법안 구체화 과정에서 노동계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