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특구 노동시간 완화 놓고 정부·노동계 충돌
핵심 요약
메가특구 특별법에 연구개발 인력의 주 52시간 상한을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양대 노총이 노동 기본권과 건강권 후퇴를 우려해 반발하면서 정부 방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산업정책의 필요성과 장시간 노동으로부터 생명·건강을 보호할 원칙이 충돌하고 있다.
정부가 준비하는 ‘메가특구 특별법’에 연구개발 인력의 주 52시간 상한을 완화하는 방안이 담기면서 노동시간 개편 논쟁이 불붙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026년 8월 6일 관훈토론회에서 현행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연구개발뿐 아니라 스타트업 등 첨단산업 전반으로 논의를 넓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하려는 청년의 의지를 제도가 막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메가특구 노동분야 검토안’에도 연구개발 인력 등의 노동시간 상한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정부 방침이 최종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양대 노총은 노동 기본권과 건강권을 후퇴시키는 개악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정부·여당과 노동계의 협의 결과가 남아 있다. 주무 부처 장관의 공개 발언과 노동부 검토안이 함께 나온 만큼 단순한 개인 의견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논쟁은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 현장의 희생을 대하는 태도와도 맞물린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김용균 씨 3주기 추모사진전에서 건설현장 추락사고로 숨진 김태규 씨의 누나를 만나 산업재해를 막는 법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 자신의 몸에 약속이 새겨져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소년공 시절 프레스기 사고로 왼팔에 영구장애를 입고 독성 화공약품 노출로 한쪽 후각 기능이 마비된 경험을 가리킨 발언이었다.
세계보건기구와 국제노동기구는 주 55시간 이상을 장시간 노동으로 분류한다. 194개국을 분석한 2021년 공동연구는 2016년 장시간 노동과 관련된 뇌졸중·허혈성 심장질환 사망자를 약 74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주 35~40시간 노동 집단보다 뇌졸중 위험은 35%,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 위험은 17% 높았다. 프랑스는 법정 노동시간을 주 35시간, 원칙적 최대 노동시간을 48시간으로 두고 있으며 스웨덴도 4개월 평균 주 48시간을 넘지 못하게 한다. 국가적 산업정책인 3대 메가 프로젝트의 경제·지역분권 가치와 별개로,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기준을 어디에 둘지가 특별법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