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시브 어택이 무대 위에 겹쳐 놓은 음악과 저항
핵심 요약
매시브 어택이 트립합과 록, 전자음악을 아우르는 정교한 야외 공연을 펼쳤다. 세 객원 보컬의 무대와 세계 현안을 다룬 영상이 공연의 음악적·비판적 색채를 강화했다. 광주 민주항쟁과 케이팝을 연결한 ‘시대유감’ 무대는 강렬한 인상과 함께 해석의 논쟁을 남겼다.
영국 트립합을 대표하는 매시브 어택이 정교한 사운드와 강렬한 시각 메시지를 결합한 공연을 선보였다. 생악기를 앞세운 록 밴드의 역동성과 신시사이저 기반 전자음악이 교차했고, 야외무대에서도 각 요소가 또렷하게 들리는 음향이 오랜 활동에서 축적된 연주력을 드러냈다. 공연은 음악적 성취에 머물지 않고 전쟁과 권력, 정보 지배와 한국 현대사를 한 화면에 포개며 관객에게 해석과 논쟁의 여지를 남겼다.
세 객원 보컬은 원곡마다 서로 다른 색채를 더했다. 자메이카 출신 호레이스 앤디는 레게와 트립합이 공존하는 매시브 어택 특유의 감각을 구현했다. 유리드믹스와 협연했던 데보라 밀러는 ‘언피니쉬트 심퍼씨’에 따뜻한 정서를 보탰다. 콕토 트윈스의 엘리자베스 프레이저는 과거 연인이었던 제프 버클리의 친부 팀 버클리의 곡 ‘송 투 더 사이렌’을 불러 개인사와 음악사가 교차하는 장면을 완성했다.
공연은 컴퓨터와 상호작용하는 침팬지 영상으로 시작해 세계 현안을 다루는 정보 중심의 무대로 확장됐다. 화면 속 붉은 점은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의 영향력을 표시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도 등장했다. ‘세이프 프롬 함’이 연주될 때는 철모를 쓴 군인과 전쟁 이미지가 겹쳤다.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노래의 내용이 무대 영상과 맞물리며 비판적 시선을 강화했다.
가장 논쟁적인 순간은 광주 민주항쟁 영상과 함께 케이팝이 독재와 부패에 맞선 저항의 시기에 태동했다는 문구가 제시된 뒤, 서태지와 아이들의 ‘시대유감’을 리메이크한 대목이었다. 민주화 운동과 케이팝, ‘시대유감’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 해석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시대유감’은 한국 공연에만 한정된 선택이 아니라 최근 매시브 어택의 공연 목록에 꾸준히 포함된 곡이다. 진실 은폐라는 주제에는 서태지 8집 ‘아토모스’의 수록곡 ‘틱탁’이 더 어울렸을 것이라는 선곡 의견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