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반도체 기반 앞세워 AI 투자 거점 부상
핵심 요약
말레이시아에 반도체 시설과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지정학적 중립성과 세계 후공정의 13%를 차지하는 산업 기반, 낮은 전력비가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한국도 반도체 경쟁력을 AI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종합 정책이 요구된다.

인공지능 산업을 둘러싼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아시아의 첨단산업 투자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기업들이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반도체 생산시설과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말레이시아로 집중되는 흐름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 기업과 중국 기술기업 등 글로벌 업체들은 말레이시아에서 반도체 관련 시설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페낭주에서는 첨단 패키징 공장이 올해 상반기 완공을 앞뒀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2021년 이후 승인한 AI 데이터센터 투자액은 1천444억 링깃으로, 약 50조원 규모다.
말레이시아의 경쟁력은 중립적인 지정학적 위치와 오랜 반도체 산업 기반에서 나온다. 1970년대 초부터 페낭을 중심으로 조립·검사·패키징 등 후공정 생태계를 키워 현재 세계 반도체 후공정의 13%를 차지한다. 숙련 인력과 관련 기업이 모여 있어 투자기업이 인력과 협력사를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구조도 갖췄다.
풍부한 전력과 낮은 운영비 역시 투자 유인으로 꼽힌다. 전기요금은 싱가포르의 3분의 1 수준으로, 24시간 가동하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에 유리하다. 이러한 변화는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에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AI 산업을 키우려면 투자·인재·전력·규제·인허가를 함께 다루는 종합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