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붙은 다뉴브강 파티에 엇갈린 시선
핵심 요약
폭염으로 드러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바닥에서 팝업 파티가 열렸다. 색다른 경험이라는 호응과 기후재난 현장의 유흥이라는 비판이 맞섰다. 강 수위가 낮아지며 헝가리와 불가리아, 세르비아에서 과거 유물과 구조물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수위가 크게 낮아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강바닥이 야외 클럽으로 변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 8일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는 DJ가 클럽 음악을 틀고 시민들이 춤을 추는 팝업 파티가 열렸다. 평소 강물에 잠기는 공간에서 진행된 행사를 두고 색다른 경험이라는 반응과 자연재해 현장에서 파티를 벌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맞섰다.
헝가리 사진작가 제베크 저네트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영상에는 드러난 강바닥에 모여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일부 시민은 평소 볼 수 없는 각도에서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며 현장을 찾았고, 즉석에서 열린 행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폭염과 가뭄, 기후변화의 충격이 드러난 장소를 유흥 공간으로 삼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번 가뭄으로 강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부다페스트에서 널리 쓰인 금속 쓰레기통이 여러 차례 발견됐다. 1876년 머르기트 다리 건설에 사용된 가설 구조물로 추정되는 기둥 잔해도 모습을 드러냈다. 자유다리 인근에서는 극심한 저수위를 상징하는 암초인 ‘기근 바위’가 수면 위로 나타나며, 머르기트 다리 아래 역시 강바닥 노출이 갈수록 잦아지는 곳으로 꼽힌다.
다뉴브강의 수위 저하는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과거의 흔적을 드러내고 있다. 불가리아 기겐 마을 인근에서는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서기 328년 세운 고대 로마 교량의 기초 구조물이 확인됐고, 세르비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이 스스로 침몰시킨 군함들이 발견됐다. 독일에서 시작해 유럽 10개국을 지나는 다뉴브강은 길이 2800㎞가 넘는 유럽 두 번째 장강으로, 주요 식수원이자 수상운송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