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은행 대출창구, 새벽 접수 경쟁 격화
핵심 요약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주담대와 잔금대출 선착순 경쟁이 거세졌다. 시중은행의 취급 축소로 카카오뱅크 접수가 오전 6시 개시 후 10분 안에 마감되는 일이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일부 잔금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잔금대출을 확보하려는 선착순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오전 6시에 주담대 신청을 받기 시작하지만 최근에는 10분도 지나지 않아 하루 한도가 소진되는 일이 이어졌다. 시중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제한이 적은 인터넷은행으로 몰린 결과다.
신청자들은 접수 시작 10분 전에 관련 정보를 입력하고 초 단위 시계를 보며 정각에 신청 버튼을 누르는 방법까지 공유하고 있다. 다음 달 입주하는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에서도 비슷한 경쟁이 벌어졌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각각 1000억원 규모의 잔금대출 한도를 우선 배정했지만, 상담과 접수가 문자 예약 순서로 진행돼 예비 입주자들은 조건 비교보다 순번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대출 수요가 한쪽으로 쏠린 배경에는 시중은행의 잇따른 취급 축소가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최대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고, 하나은행은 지난 7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신규 취급을 한시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모집인을 통한 신규 접수를 멈췄으며,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월간 한도를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였다. NH농협은행도 모집인 채널을 제한했고 5대 은행 모두 모기지보험 가입을 제한해 대출 가능액을 축소했다.
이미 주택 계약을 마치고 잔금일을 앞둔 실수요자는 금리와 한도를 충분히 비교하기 어려운 데다, 은행별 배정액이 전체 수요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불안까지 떠안고 있다. 금융당국은 분양계약을 체결한 입주 예정자의 잔금대출 등 일부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의 예외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총량 관리 기조가 유지되고 잔금대출에 자금이 우선 배분되면 일반 주담대 공급 여력은 더 줄 수 있어 새벽 접수 경쟁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