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가계대출, 예금 담보로 수요 이동
핵심 요약
5대 시중은행의 예금담보대출 잔액이 2026년 7월 말 6조8209억원으로 늘었다. DSR 규제 예외와 비교적 낮은 금리가 대출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변칙 거래 방지를 위한 추가 관리 여부가 향후 시장 흐름을 가를 전망이다.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예금이나 청약통장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예금담보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예금담보대출 잔액은 2026년 7월 말 6조820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6조원대 초반이던 잔액은 5월부터 증가 속도가 빨라져 석 달 동안 8% 넘게 불어나며 7조원에 근접했다.
예금담보대출은 은행별 조건에 따라 맡겨둔 예금액의 95~100%까지 빌릴 수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서 예외로 인정돼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한도가 부족한 차주가 추가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된다. 대출금리는 통상 담보로 잡힌 예금의 이자율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준이어서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보다 이자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
예금을 중도 해지하면 우대금리 조건을 잃거나 만기 이자를 받지 못할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한 금융소비자에게는 예금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이 선택지로 떠올랐다. 주택담보인정비율 강화와 은행권의 자체 한도 축소에 더해 P2P 대출과 스톡론 등 다른 차입 경로까지 좁아지면서 현재 남은 대출 여력으로는 마이너스통장 잔액과 예금담보대출이 주로 거론된다.
예금담보대출은 과거에도 변칙 거래 가능성 때문에 관리 대상이 됐다. 2014년 10월에는 500만원 이상 예금을 담보로 한 대출 규제가 강화됐고, 약정 기간의 절반이 지난 뒤 예금액의 70% 이내에서 빌리도록 하는 기준도 마련됐다. 2025년 12월에는 예금 가입과 동시에 담보대출을 받는 행위가 금지되고 10억원 이상 대출에 대한 분기별 점검이 강화됐다. 세금 탈루와 자금 세탁, 부당 내부거래 등에 악용될 우려가 제기돼 온 만큼 금융당국이 최근 증가세에 추가 관리 방안을 내놓을지가 향후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