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접촉 뒤 속도 내는 한미 외교 현안
핵심 요약
한미 외교장관이 마닐라에서 별도 접촉하고 정상회담 후속 현안의 신속한 추진을 논의했다. 쿠팡 중간보고서와 대미 투자 발표 지연, 원자력협력협정 후속 협의 연기가 7월 한미 관계의 부담으로 남았다. 8월에는 한국 고위 당국자의 방미 가능성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 등 주요 외교 일정이 예상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상은 지난달 2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열었다. 세 장관이 지난달 7일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이후 2주 만에 다시 만난 자리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는 매년 한국·중국·일본·러시아와 아세안 회원국 등 20여 개국 외교 수장이 참석한다.
한미 외교장관은 3국 회의에 앞서 회담장 안쪽 방에서 별도로 대화한 뒤 함께 입장했다. 짧은 접촉에서는 대미 투자와 핵잠수함 개발, 한미 정상회담 후속 안보 협의의 신속한 추진이 논의됐다. 조 장관은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개정 협상을 담당하는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과도 만났다. 한국 고위 당국자가 미국 핵심 당국자에게 8월 중 방미 의사를 밝힌 점도 향후 고위급 협의 가능성을 키웠다.
7월 한미 관계는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공개한 쿠팡 중간보고서와 대미 투자 일정 지연이 겹치며 순탄치 않았다. 보고서에는 국가정보원 관여를 둘러싼 쿠팡 측 주장이 담겼고, 후속 보고서의 내용도 아직 불투명하다. 미 하원 법사위는 2024년 유럽연합의 온라인 규제를 미국인의 표현의 자유 문제로 다루며 2년 동안 여러 차례 보고서와 청문회를 진행한 바 있다. 7월로 예상됐던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후속 협의 역시 늦춰졌다.
강경화 주미 대사가 일시 귀국해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한 뒤 정부는 대미 투자 1호 계획을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발표하겠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정부는 투자 일정과 쿠팡 사태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가시적 투자 성과를 원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한국은 3500억 달러, 약 500조 원 규모의 투자처를 정해야 한다. 북한이 러시아·중국과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8월 중순 한국을 찾을 예정이어서 한미·한중 외교 일정이 잇따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