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스 코스가 시험한 선택과 책임
핵심 요약
마커스 플렌켓과 이미향은 서로 다른 링크스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지만 최하위권에 가까운 성적으로 마쳤다. 낯선 코스에서는 코치의 역할이 제한되고 선수의 경험과 감각, 캐디와의 판단이 공략을 좌우했다. 안전한 선택만으로 위험을 피할 수 없는 링크스 골프는 선택과 책임이라는 삶의 속성을 드러냈다.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린 154회 디오픈과 로열 리덤 앤 세인트 앤스에서 치러진 50회 위민스 오픈은 링크스 골프가 요구하는 판단과 책임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마커스 플렌켓과 이미향은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대회에 나섰지만, 나란히 가까스로 컷을 통과한 뒤 셋째 날부터 흔들려 최하위권에서 몇 계단 위의 성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플렌켓은 한국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하는 동안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 이후 아버지와 5년 만에 치른 라운드에서 69타를 기록했지만 이튿날에는 95타를 쳤다. 제대 후 프로로 전향해 아시안 투어에서 활동했고, 던도널드 링크스 예선을 거쳐 디오픈 무대에 섰다. 그는 군 경험으로 얻은 육체적·정신적 강인함을 프로 골프와 삶에 유용한 자산으로 꼽았다.
위민스 오픈 코스에는 벙커 174개와 긴 러프, 굴곡진 페어웨이가 놓여 있었고 가뭄으로 땅까지 단단해졌다. 이미향의 아버지는 아이언과 하이브리드에 치우친 방어적 공략으로 모든 위험을 피할 수 없다고 봤다. 참가 선수들의 코치 상당수가 해당 코스를 직접 경험하지 못해 스윙과 심리 조언에 역할이 제한됐고, 실제 샷 선택은 선수의 감각과 경험, 캐디와의 판단에 달려 있었다.
규격과 환경이 크게 달라지는 링크스 코스에서는 안전한 선택도 원하는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태양과 바람, 파도와 비가 빚은 코스 앞에서 두 선수는 필요할 때 위험을 감수하고 그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는 시험을 치렀다. 마지막 경기를 마친 플렌켓은 최종 퍼팅 순간 부모와 깊이 포옹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골프를 단지 게임으로 보는 시각과 별개로, 매번 달라지는 조건 속에서 결정하고 책임지는 과정은 삶의 압축된 장면처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