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의 피아노에 되살아나는 오페라와 교향곡
핵심 요약
케빈 첸이 오는 19일 국내 첫 리사이틀에서 리스트 작품 8곡을 연주한다. 오페라와 관현악을 피아노로 재구성한 작품들과 첸이 직접 편곡한 교향시가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리스트가 1840년 개척한 리사이틀 형식과 피아노의 확장된 표현 세계를 조명한다.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 케빈 첸이 오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을 연다. ‘2개의 차르다시’부터 ‘돈 주앙의 회상’까지 프로그램의 8곡은 모두 프란츠 리스트의 작품이다. 그러나 무대에서는 리스트만이 아니라 바그너와 모차르트, 벨리니, 마이어베어의 음악까지 피아노 한 대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마이어베어의 오페라 ‘악마 로베르’ 중 카바티나와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은 리스트가 피아노로 옮겨 쓴 작품이다. ‘돈 주앙의 회상’과 ‘노르마의 회상’에는 각각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와 벨리니의 ‘노르마’가 담겼다. 첸은 리스트의 관현악곡인 교향시도 직접 독주곡으로 편곡해 선보이며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노래와 춤의 세계를 한 대의 피아노에 펼친다.
19세기 초 유럽에서는 피아니스트와 가수, 기악 연주자, 때로는 오케스트라가 차례로 등장하는 혼합형 공연이 일반적이었다. 리스트는 1840년 6월 9일 런던 공연 광고에 당시 시나 이야기를 암송한다는 뜻으로 쓰이던 ‘리사이틀’을 붙여 ‘피아노포르테 리사이틀’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내세웠다. 한 연주자가 공연 전체를 이끄는 방식은 이후 확산했고, 19세기 후반 독주 공연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정착했다.
리스트는 1840년 무대에서도 자기 작품만 고집하지 않았다.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의 스케르초와 피날레를 피아노로 편곡했고, 슈베르트의 가곡 ‘세레나데’와 ‘아베마리아’도 피아노로 들려줬다. 오늘날 리사이틀은 피아노뿐 아니라 바이올린과 첼로, 성악, 두 연주자가 꾸미는 듀오 공연까지 아우른다. 첸의 무대는 186년 전 리스트가 확장한 피아노의 표현력과 독주회의 형식을 함께 되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