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 박성현, 한국서 AI 반도체 승부
핵심 요약
박성현 대표는 미국 경력을 접고 2020년 한국에서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을 창업했다. 리벨리온은 국내외 고객과 투자자를 확보하고 6400억원을 유치해 기업가치 3조4000억원을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불리한 투자계약 개선을 촉구하면서 한국의 제조 기반과 인재를 창업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AI 반도체 설계 기업 리벨리온을 이끄는 박성현 대표는 2020년 9월, 11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서 창업했다. 과학고 조기 졸업과 카이스트 수석 졸업, MIT 석·박사, 인텔·스페이스X·모건스탠리 근무를 거친 뒤 내린 결정이었다. 공동 창업자들과 마련한 초기 자금은 사재 1억~2억원이 전부였고 가족도 반대했지만, 도전을 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데이터센터용 AI 연산 칩을 개발하는 리벨리온은 사우디 아람코와 일본 NTT도코모, SK텔레콤, KT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올해 국민성장펀드 1호 투자 기업으로 선정돼 6400억원을 유치했으며 기업가치는 3조4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엔비디아 중심의 시장 질서에 도전한다는 뜻을 사명에 담은 회사는 독립 상장을 목표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창업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약속된 투자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아 첫 두 달간 사업의 존립을 의심해야 했고, 창업 2년 뒤 920억원을 유치할 때는 회사의 문제를 창업자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계약 조항과 마주했다. 박 대표는 이해관계인 책임과 창업자 연대책임을 시급히 개선할 과제로 꼽았다. 자본을 계속 조달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구조 속에서 리벨리온은 테마섹과 Arm, 킨드레드벤처스 등 해외 자본과 협력했다.
박 대표가 한국을 택한 배경에는 반도체 제조 기반과 전문 인재가 있었다. 미국과의 격차는 인정하면서도 선배 창업자와 성공 사례, 자본, 인재, 제조 역량을 함께 갖춘 국가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시작했다면 인수·합병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 기업으로 출발해 독립 회사로 주목받을 수 있었다는 판단이다. 그는 창업을 성공 확률이 낮은 도전으로 규정하면서도 문제와 해법, 팀, 게임의 규칙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