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경쟁 본격화…삼성·현대차, 핵심 임원 교차 영입으로 기술 보완
핵심 요약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이 로봇 사업 경쟁에서 상대 기업 출신 핵심 임원을 교차 영입하며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삼성 출신 권정현 부사장을 자율주행개발센터장으로, 삼성은 현대차 출신 이동건 부사장을 로보틱스전략팀장으로 선임했다. 양사는 각각 부족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인재 영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실무진과 AI 반도체 분야로 인재 이동이 확산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이 로봇 사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대 기업 출신 핵심 인재를 잇따라 영입하며 '장군멍군'식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3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삼성전자에서 지능형 로봇 개발을 총괄한 권정현 부사장을 첨단차량플랫폼(AVP)본부 산하 자율주행개발센터장으로 발탁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 RX사업추진실 로보틱스전략팀장으로 현대차그룹 출신 이동건 부사장을 영입한 바 있다.
권정현 부사장은 1980년생으로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고, 이후 삼성전자에서 인공지능 기반 로봇 기술 개발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이동건 부사장은 현대차그룹 재직 시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운영 방향과 로봇 사업 중장기 전략 수립을 주도한 하드웨어 및 사업화 전문가로 알려졌다. 양사는 상대 기업의 강점을 자사에 이식하기 위해 이번 교차 영입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데이터 처리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 강점이 있지만 로봇 기구 설계와 동역학 제어 같은 하드웨어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수십 년간 축적한 기계 제조 역량과 보스턴다이내믹스라는 하드웨어 자산을 보유했지만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인식 소프트웨어 고도화가 과제로 꼽혀왔다. 이번 영입을 통해 삼성전자는 로봇 하드웨어 제어 역량을, 현대차는 로봇과 자율주행의 인공지능 기술력을 각각 흡수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애플과 테슬라 출신 김동욱 전무를 SDV플랫폼개발센터장으로, 엔비디아와 토요타를 거친 제레미 마 전무를 실리콘밸리실장으로 발탁하며 로봇과 자율주행 역량 강화에 나섰다. 계열사 차원에서도 지난해 12월 현대모비스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구매 담당 장호영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인재 이동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로봇 시장이 휴머노이드를 중심으로 급성장하면서 정교한 하드웨어와 고도화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융합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 임원급을 넘어 실무진과 핵심 엔지니어 레벨로 인재 쟁탈전이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로봇에 필요한 AI 반도체 설계·제조 역량 확보 경쟁이 번지면서 최근 성과급 논란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실무 인력의 이동이 본격화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AI 반도체와 기계적 전문성이 모두 중요하다"며 "파운드리 등 실무진을 향한 인재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