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자이, 이란 안보사령탑 복귀…대미 협상 강경 기류
핵심 요약
이란이 넉 달 만에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을 교체하고 군부 원로 모흐센 레자이를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최고지도자의 권력 기반 강화와 대미 협상단장 갈리바프 견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에 강경한 레자이의 기용으로 종전 협상에서 이란의 양보 조건이 한층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신임 사무총장에 모흐센 레자이(72)를 임명했다. 미국과의 전쟁 직후인 3월 말 취임한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는 불과 넉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SNSC는 전시와 대미 협상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기구다. 사무총장의 법적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돼 대통령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한다.
레자이는 이란·이라크 전쟁이 진행되던 1981년, 27세에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으로 발탁돼 1997년까지 16년간 조직을 이끌었다. 이란이 8년간의 전쟁을 치르고 이슬람공화국 체제를 다지던 시기에 군부 핵심을 맡은 원로다. 전임자인 졸가드르도 레자이와 전장에서 함께한 군부 인사로 대미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졸가드르는 최고지도자의 정치 고문으로 옮겨 경질로 단정하기 어렵지만 역대 최단기 SNSC 사무총장으로 남게 됐다.
이번 인사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권력 기반 강화와 연결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메네이는 SNSC 수장 교체에 이어 10일 혁명수비대 고위급 인사도 단행했다. 대미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전쟁과 협상 국면에서 국내외 존재감을 키우며 군부 강경론과 협상을 함께 다루는 실세로 부상했다. 혁명 원로이자 하메네이의 멘토인 레자이를 기용한 것은 갈리바프와 가까운 졸가드르 대신 더 신뢰하는 인물을 전면에 배치해 갈리바프를 견제하려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SNSC의 판단이 이란의 대미 협상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종전 협상의 문턱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졸가드르는 협상에 관한 공개 발언을 자제했지만 레자이는 4월 8일 미국과 이란의 첫 휴전 합의 이후에도 미국과의 대화에 줄곧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고, 미국의 합의 위반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이번 교체에는 이란의 양보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협상 결렬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새 지도체제를 안착시키고 저강도 장기전에 대비하려는 포석인지가 향후 협상 과정에서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