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자이 안보사령탑 발탁…미국은 경제 압박에 무게
핵심 요약
이란이 대미 강경파 레자이를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공격보다 협상과 경제적 압박에 무게를 둔 태도를 보였다. 이란의 미군 철수·피해 배상 요구로 양국의 출구 선택지는 더욱 제한되고 있다.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9일 레자이 고문을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국방·안보·외교 정책을 결정해 최고지도자에게 제안하는 최상위 기구의 지휘부를 강경파 인사에게 맡긴 것이다. 하메네이는 임명 과정에서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레자이가 수행한 핵심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새 책무에서의 성공을 당부했다.
레자이는 27세였던 1981년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에 올라 이란·이라크 전쟁을 지휘했으며, 종전 뒤에도 자리를 지켜 1997년까지 총 16년간 재임했다. 이라크군을 이란 영토에서 몰아낸 이후에도 공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해 당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신임을 얻었다. 1994년 아르헨티나에서 85명이 숨진 유대인 시설 폭탄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이 됐고, 2020년에는 미국 재무부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인사는 미국과의 협상을 이끌어 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을 견제하고 내부 강경파에 힘을 싣는 조치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대이란 대응 수위를 낮춘 입장을 드러냈다. 미국이 일부 협상을 진행하면서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자금난에 놓인 이란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고, 이란이 군인들에게 급여를 지급할 돈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란이 요구를 거부하는 상황에서도 추가 공격보다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선결 조건으로 중동 주둔 미군 철수와 전쟁 피해 배상 등을 포함한 6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란이 높은 수준의 조건을 고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전에 승전을 선언할 기회가 줄고, 양국 충돌에서 물러날 수 있는 선택지도 다시 좁아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