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충격에 흔들린 ‘코스피 5000’ 신뢰
핵심 요약
7월 코스피가 22% 급락한 뒤 개인투자자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에 나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했지만 투자자 신뢰 회복은 장기 과제로 남았다.

지난 7월 코스피가 한 달간 22% 떨어지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하자 개인투자자의 신뢰가 급격히 흔들렸다. 월말에는 지수가 하루 만에 18% 반등했지만 개인은 역대 최대 규모로 순매도했다. 극심한 변동성과 투자자 이탈은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구상과 정부 자본시장 개혁 정책의 시험대로 떠올랐다.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는 정부가 지난 5월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지목됐다. 5~6월 코스피에 약 78조원, 542억달러가 유입됐으나 고배율 상품이 하락장에서 낙폭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7월에 각각 21%, 35% 하락해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투자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서울에 사는 30대 후반 김한경씨는 시장 열기에 휩쓸렸던 당시를 돌아보며 이제 한국 주식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투자 경력 7년 이상의 김동우씨는 비정상적인 변동성을 들어 국내 증시가 카지노에 가까워졌다고 비판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5000만원을 빌려 투자한 이정민씨도 레버리지 ETF가 시장 불안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7월 중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신규 상장을 중단하고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였지만, 손실을 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뒤늦은 조치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관련 국민청원 참여자는 3만5000명을 넘었다. 랄레 아코너 이토로 글로벌 시장 애널리스트는 쏠림 거래와 레버리지가 결합한 사례로 진단하며 디레버리징이 장기화하고 기술주·반도체주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AI 반도체 중심의 장기 성장 동력은 남아 있지만, 지수 회복보다 투자자 신뢰 회복에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