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폭락 사태, 경제팀 책임론 확산
핵심 요약
코스피가 9,000에서 5,000선으로 급락하며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투자자들은 약 387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김용범 정책실장의 발언으로 경제팀 책임론이 확산됐다. 정부는 투자 비중 제한 등 대책을 내놨지만 근본 해결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당시 약속한 코스피 5,000 시대가 반년 만에 무너졌다. 반도체 호황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에 힘입어 9,000까지 치솟았던 지수가 급락하며 5,000선까지 되돌아왔다.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 핵심 요인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지목되면서, 이 대통령의 경제팀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대응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최고 정책 책임자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월 27일 도입된 이 상품은 홍콩 상장 레버리지 상품으로 쏠리는 개인 투자 자금을 국내로 끌어들이고 원·달러 환율 압력을 완화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형 종목의 급등락을 증폭시켜 시장 전체의 급반전을 부추겼다. 블룸버그의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한국 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고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 피해는 심각해, 36세 직장인 정모 씨는 "한 달 만에 1년 치 월급이 사라졌다"고 호소했다.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한 달간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약 387억 달러(약 53조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했다.
이 상품을 초기부터 주도한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지난 화요일 브라질 방문 중 기자간담회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만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투자자의 활발한 거래라는 시장 구조적 특성에 의해 변동성이 증폭됐다"고 말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경제팀 실패의 증거로 삼았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전 정부에서 이렇게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빈번하게 발동된 적이 있었느냐"며 경제팀 전면 개편을 요구했고, 이만희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시장이 오르면 정부가 공을 차지하고, 떨어지면 국민 탓을 하느냐"며 김 실장의 즉각 경질을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수요일 긴급 회의를 열고 개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해당 상품 비중을 20%로 제한하는 방안과 홍콩식 변동 레버리지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신증권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레버리지 ETF가 여전히 거래대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금요일부터 시행되는 증거금 확대 조치가 변동성을 진정시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발추나스는 레버리지 상품은 투자자들이 AI 열풍 속에서 반도체 주식에 동시에 몰린 수요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 시장 급등락의 근본 원인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한편 코스피는 목요일에도 1.23% 하락한 5,593.56에 마감하며 사흘 연속 약세를 이어갔고, 코스닥은 2.7% 급락한 644.78을 기록했다.